하나의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한 남성이 강간당한 여성을 죽이는 것은 중범죄이지만 수많은 남성이 강간당한 여성을 죽인다면 그때는 문화가 되고 합법이 된다. 이는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일명 명예살인이라고 불리며 피해를 본 여성을 오히려 처벌하는 관습이 자행되고 있다. 이를 종교만의 문제로 보기는 힘들지만, 종교를 악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4기 최준우기자]
현재 한국은 헌법 제20조 1항에 종교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고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정교분리의 원칙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중동과 같이 종교가 정치의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종교는 그 국가의 사회‧문화‧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종교는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삶의 형태를 바꾸어준다.
종교의 영향력은 2018년 통계청 기준 약 2,200만 명의 종교인이 있고 종교는 교육, 사회복지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어느덧 종교는 국제적 영향력을 주도하기까지 이르렀다. 신흥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에서 시작된 HWPL은 교육, 국제법, 종교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LP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지구촌 전쟁 종식 평화 선언문(이하 DPCW)'은 전쟁에 종식을 목적으로 강제력 있는 국제법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회적 순기능만 있지는 않다.
종교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종교의 책임을 따지는 일은 정부 기관도 쉽사리 손대기 어렵다. 최근 코로나 19의 주요 확산요인으로 뽑히는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의 방역수칙 미준수, 전광훈 목사의 폭력집회를 포함한 불법 집회 감행 등 종교단체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종교 관련 청원이 빗발치는 지금 인권을 짓밟는 포교행위, 종교단체에 의존된 정보전달 등을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종교는 사회를 안정시키고 문화를 가꾼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스파케티 괴물교는 종교를 이용하여 기독교와 갈등을 빚고 있는 진화론을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현대의 종교의 장점을 이용하여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 듀드주의 등 다양한 패러디 종교들이 파생되고 있다. 이제는 종교에 대한 흑백논리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하여 더 폭넓은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종교의 문제점에 대한 책임을 묵인하지 않고 더 넓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4기 최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