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진영 대학생기자]
오는 11월 19일까지 뮤지컬 <벤허>가 LG 아트센터와 함께한다. 현재 ㈜인터파크 평점 9.8에 달하는(10월 13일 기준) 이 작품은 대세 뮤지컬 배우들의 출연을 확정하여 큰 관심을 모았다. 유다 벤허 역의 박은태, 신성록, 규현, 메셀라 역의 이지훈, 박민성, 서경수 등의 캐스팅 조합을 선택하여 일정에 맞게 멜론 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표를 구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개관한 LG 아트센터는 2022년 10월, 강서구로 본관을 이전하여 그 새로운 시작을 보여줬다. 깨끗한 디자인으로 공연장으로서 많은 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지하철을 통해 방문한다면, 9호선 및 공항철도가 지나는 마곡나루역 4번 출구를 이용할 수 있다. 뮤지컬 <벤허>는 창작뮤지컬 장르로, 공연 길이는 155분에 달하는 대극장 뮤지컬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공연을 진행하며, 주최 측 EMK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극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정통있는 유대교 가문에서 태어난 젊은 귀족, 벤허는 로마의 장교가 되어 귀향한 메셀라와 재회한다. 메셀라의 유대교 소탕 작전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들어줄 수 없던 벤허는 여전히 그와 좋은 동료 사이로 남고 싶었지만, 메셀라는 그를 배신하고 벤허의 가문을 반역죄로 몰아간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벤허는 3년 동안 노젓는 노예 신세가 된다. 어느 날, 폭풍우가 몰아쳐 그들이 타고 있던 배가 해적과의 전투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한다.
벤허는 사령관의 목숨을 구하고, 자유의 몸이 되면서, 동시에 그의 양아들로 입양된다. 이제는 자신의 원수였던 ‘로마’의 귀족이 된 그는 메셀라에게 복수를 결심하며, 그와의 전차 경주를 벌이게 된다. 그리고 신을 만나,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며 극은 진행된다.
‘용서’라는 것이 가지는 함의가 무얼까? 보통 상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들의 사과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는 쉽게 용서를 떠올린다. 그러나 만약, 상대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거나 전혀 스스로 잘못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는다 해도, 그리고 그 죄가 너무 무겁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이라 해도 그를 용서할 수 있을까? 벤허는 이러한 질문에 직면한다.
이것은 세상 사람 모두가 참견해도 결국 그가 선택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과 자신과의 관계만이 남아, 어려운 결정을 위한 고민의 시간만이 남는 것이다. 메셀라는 벤허의 아버지가 먹이고 입혀 키운 아들 같은 존재이자, 벤허와 깊은 우정을 다져온 소꿉친구이다. 그랬던 벤허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문둥병에 걸리게 한 그는 극 중 누가 보아도 ‘악인’이라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악인도 ‘인’이다. 즉, 사람이다. 예수는 벤허에게 속삭인다. “저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다”. 이것은 극 중 대놓고 대사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면 속에서 성경의 내용을 아는 자라면 예상할 수 있다. 메셀라는 자신이 저지른 짓이 가져올 여파와 고통을 알고 있었다 해도, 정작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어쩌면 자신의 상처에만 깊이 파묻혀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늘 억울하다. 심지어, 살다 보면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까지 사과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니 메셀라도, 관중은 이해할 수 없게 연출되지만, 자신만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그 미숙함이 가져오는 용서의 가치는 더욱 강조된다. “이런 사람까지 용서할 수 있어?”라는 질문은 우리의 마음과 뇌리 속에 세게 박혀. 극이 끝난 뒤에도 떠나지 못하는 여운이 되어온다.
용서라는 것은 결국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 용서는 메셀라를 위한 것이 아닌, 벤허 자신을 위한 것이 된다.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인간답게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의 죄를 대신 뉘우치는 방식의 아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은 스스로 이것을 깨닫기 어렵기 때문에, 신의 존재와 종교적 가치는 신념이라는 명목적 형태로 우리 안에 자리 잡는다. 벤허라는 캐릭터가 신실한 유대인이기 때문임을 넘어서, 그가 한 명의 인간으로서 드라마틱한 상승과 몰락을 그리는 과정은 <벤허>라는 작품 속에서 대중성과 철학성,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큰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스케일과 역동적인 액션, 그리고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와 넘버들과 함께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LG아트센터를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대학생기자 김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