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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프랑스 언어 치료사 되는 길은 '바늘구멍'

by 김소미대학생기자A posted Jun 03, 2021 Views 2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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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소미 대학생기자]


언어 치료사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언어 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유럽에서도 언어학의 역사가 깊고 언어병리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로 프랑스를 들 수 있는데,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가 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언어치료학교에 입학해 5년의 공부를 마쳐야 한다.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는 헬스케어 직군 내에서도 인기 있는 직업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며 언어 치료사를 꿈꾸는 엘리아 씨를 인터뷰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언어 치료사가 되고자 하는 동기를 설명해 주세요.

A. 제 이름은 엘리아입니다. 저는 스무 살이고, 현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언어학 학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주관한 언어치료학교 학생과의 만남을 통해 언어 치료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저는 이과생이면서 언어를 좋아하고, 언어 치료사는 언어 능력과 과학적 지식을 겸비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저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Q. 프랑스 언어치료학교 입시는 얼마나 어려운가요?

A. 실은 언어치료학교 선발시험이 최근 2년 사이에 변화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도 일부 작용했죠. 예전 선발 방식은 두 개의 시험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첫 번째 관문은 하루에 걸쳐 진행되는 문법, 독해, 일반 상식에 관한 필기시험이었고, 두 번째 관문은 언어 치료 지식 및 지원 동기를 묻는 인터뷰였어요. 현재의 선발 방식은 과거와 달라요. 우선 'Parcoursup'이라는 대학 지원 사이트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해야 해요. 학교에서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한 뒤 1차 합격자에 한해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통보해요. 인터뷰는 이전과 같은 방식이죠.


언어치료학교의 선발은 굉장히 까다로워요. 왜냐하면 우선 언어병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방대하고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고, 한 해에 선발하는 언어 치료사의 수는 아주 적은 반면 지원자의 수는 매우 많기 때문이에요. 올해 스트라스부르 언어치료학교는 35명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지원자 수는 2,299명이었고 최종 선발에 앞서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 학생은 그중 100여 명뿐이었어요. 게다가 인터뷰에 나오는 문제 역시 너무 광범위하고 까다로워요. 예를 들어,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어떤 지문을 읽어주고 그 지문을 즉석에서 요약해보라고 하거나 무작위로 어려운 단어를 제시한 다음 그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보라고 해요. 제시된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Q. 언어치료학교를 졸업하면 언어 치료사 자격증이 주어지나요? 아니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졸업 후에 별도로 자격증 시험을 봐야 하나요?

A. 5년 동안 매 학년말 시험을 봐요. 마지막 학년인 5학년 말에도 시험을 보고 통과하면 졸업과 동시에 언어 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돼요.


Q. 현재 프랑스 언어치료학교 선발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지원자 수와 선발 인원수의 불균형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프랑스의 언어 치료사들은 너무 많은 진료 예약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신입 언어 치료사가 온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거예요. 하지만 전국의 언어치료학교는 매년 극소수의 인원을 선발해요. 게다가 정확한 선발 기준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어요.


제 경우에는 올해 여러 도시에 있는 언어치료학교에 지원했는데 한 군데에서도 선발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선발 기준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에 다시 입시에 도전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요. 과거에 선발 시험이 필기와 구술로 나누어져 있을 때는 각 파트의 점수가 나왔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알 수 있었지만, 오직 서류만으로 평가하는 현재는 불합격 요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답니다.


Q.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는 수요가 많은 직업인가요?

A.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의 수요는 무척 많아요. 위에서 언어 치료사들이 많은 업무량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듯이 언어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수는 정말 많아요. 하지만 전문가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많은 환자들을 모두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언어 치료사 한 명이 막대한 양의 일을 해야만 해요. 이렇게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신입 언어 치료사가 기존에 있던 언어치료센터 옆에 치료센터를 내면 두 명의 언어 치료사가 분담해서 환자들을 치료해요. 경쟁이 없고 상부상조하는 정도예요.


Q. 언어 치료사들은 주로 어떤 환경에서 근무하나요?

A. 언어 치료사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일해요. 대형병원이나 사설 언어치료센터는 물론이고 장애인 시설이나 요양원에서 일하기도 해요. 아마 전 세계의 언어 치료사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일할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언어 치료사는 언어 재활이 필요한 모든 연령대와 모든 조건의 사람들을 상대하니까요. 혼자서 일할 수도 있고 팀으로 일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많은 경우에 언어 치료사들은 협동해서 일하곤 해요. 치료가 어려운 케이스를 다루거나 환자의 수가 너무 많은 경우에 업무를 분담하기 위해서 말이죠.


Q. 프랑스의 언어치료학교 시험을 치르기 위한 최소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요? 한국의 경우, 학부부터 언어치료학과가 있는 학교도 있고 학부에서 반드시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언어병리학 석사과정에 입학을 허용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가 되려면 언어치료학교에 입학해서 5년의 공부를 마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나요? 만약 그렇다면 언어 치료사가 될 수 있는 루트가 오직 하나뿐이고 무척 엄격하다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한국과 다르게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가 되는 길은 언어치료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것 오직 하나뿐이에요. 언어치료학교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최소 자격은 바칼로레아에 합격했거나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에 있어야 하고, 'Parcoursup'이라는 사이트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돼요. 모든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가 지원해 볼 수는 있으나,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사람만 합격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바칼로레아 소지자는 나이, 전공, 직업을 불문하고 누구나 응시해 볼 수 있어요. 아주 적은 수의 지원자만 선발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지원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은 꽤나 역설적이죠.


언어 치료사가 될 수 있는 루트가 하나뿐이라는 것의 장점은 모든 언어 치료사가 어느 정도 똑같은 과정을 거치고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로 인해 언어 치료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언어치료학교 입시에 실패하면 언어 치료사가 될 수 있는 길은 전무하니까요.


Q.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거쳐서라도 프랑스에는 언어 치료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어 치료사라는 직업이 프랑스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나요?

A. 언어 치료사는 다른 모든 의료진과 사람을 돕는 직업들처럼 프랑스에서 인식이 아주 좋아요. 프랑스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언어 치료를 받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난청이나 난독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혹은 화술이나 문장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언어 치료사를 찾는 사람들도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언어 치료사를 인내심 있고, 이해심 많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공부가 워낙 어렵기도 하니까요. 제가 언어 치료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와, 정말 멋진 직업이다!"라고 말해요.


Q. 언어병리학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그리고 어떤 언어 치료사가 되고 싶은지 포부를 밝혀주세요.

A. 제가 특히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아기들의 언어 습득이에요. 직업적인 면에서 언어 치료사는 다른 사람들이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미래의 언어 치료사로서 제 꿈은 제가 가진 지식과 치료법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돕는 거예요. 말은 사회에 동화되기 위한 필수 도구니까요. 그리고 저는 수화도 배워보고 싶어요. 저는 모든 사람이 기초적인 수화는 익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농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요.


프랑스의 21개 언어치료학교(école d'orthophonie)는 각 도시에 위치한 대학별 의과대학에 소속되어 있다. 석사와 동등한 5년의 학업 과정을 마치고 언어 치료사 자격증(certificat de capacité d'orthophoniste)을 취득하면 프랑스에서 언어 치료사로 활동할 수 있다. 프랑스 전국에서 한 해 선발하는 언어치료학교 신입생 수는 960명으로 고정되어 있다. 2021년, 35명 모집 정원에 2,299명이 지원했던 스트라스부르 언어치료학교 기준 경쟁률은 약 65 대 1로, 프랑스 언어치료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전국적으로 매우 높다.


한국의 경우 언어 치료사가 되기 위해 2, 3년제 대학, 4년제 대학 및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공부할 수 있으며, 응시 자격에 따라 한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서 시행하는 언어 재활사 국가고시 1, 2급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면 언어 치료사로 활동할 수 있다. 국가시험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0년 제9회 1급 언어 재활사 국가 고시에 692명이 응시해 468명이 합격했으며 합격률은 67.6%였다. 같은 해 2급 언어 재활사 국가 고시의 경우 1,297명의 응시자 중 1,084명이 합격하여 합격률은 83.6%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대학생기자 김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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