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진영 대학생기자]
오는 10월 9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으로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진행된다. 담당부서는 전시과 선유이이며, 국립중앙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 런던이 공동 주최하여 출발했다. 단체 예매는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며, 일반 예매는 인터파크, 네이버 등의 온라인과 현장 발권으로 동시 진행되어 편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다양한 무료 및 할인 혜택이 준비되어있으니 해당하는 사항을 꼭 체크하고 방문하길 바란다. 관람 시간은 30분 단위의 회차별로 입장이 허가되는데, 월, 화, 목, 금, 일은 10시부터 18시, 수, 토는 10시부터 21시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명화 다작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크다.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토마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많은 걸작을 남긴 화가들의 작품 52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쉽게 찾아보기 힘든 르네상스 회화와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상주의 회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한다.
미술은 늘 신의 모습을 형상화하거나, 그들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보충, 보좌하는데 그쳐 왔다면, 점점 중세의 신본주의는 르네상스의 인본주의로 변화해갔고 이곳 역시 예술의 주요 소재이자, ‘주체’가 된 인간의 모습을, 그들의 일상을 조망하고 있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진영 대학생기자]
전시가 내세우는 대표작들로는 라파엘로 <성모자와 세례 요한>,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렘브란트 <63세의 자화상>, 컨스터블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 안정적인 수직 구도로 신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던 초기의 작품부터 점점 수평적이고 넓게 뻗어나간, 다양한 사물들이 인간과 조잡하게 공존하고 있는 현실을 담아내는 구도가 발견되는 후기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인물의 초상화에는 단지 그들의 외모와 옷차림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있을 뿐 아니라, 그림 속에서조차 그들의 성격과 사회적 위치, 취미가 드러나게끔 그리기 위해 고민을 가한 화가들의 노력이 전해지고 있다. 옷의 질감과 광택감, 호화로운 복식과 값비싸 보이는 갑옷 등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들에게 이것들은 1차원적인 회화에 불과했다. 예술이 보다 더욱 사람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그림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말 그대로 형용-불가능한 내적 속성들이 드러나야만 했으며, 이는 그 당시 화가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경쟁할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림의 대상이 되는 인간들의 폭과 범위 역시 귀족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마을의 여인과 마부 등으로까지 확대되어갔다. 또, 한 곳으로 집중된 초점보다는 주변의 다양한 풍경과 물체를 포용할 수 있는, 사실적이면서도 평등한 시선의 그림체가 성행하기 시작한다.
짧은 순간의 쾌락 뒤에 오는 죽음의 두려움에 대해 고민했던 카라바조는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을 그리면서,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언젠가는 다 허무해질 현재의 미적 가치들을 재고해보게끔 만들고 있다. 아름답게 활짝 피어나 있는 꽃들 가운데는 꼭 다 시들어서 꺾여진 꽃이 함께하고, 행복함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불행함의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당시의 음악, 미술, 연극을 팽배하는 폭넓은 주제가 되며 우리는 그 잔재를 이곳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서 역시 뼈저리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종교적인 색채가 온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감각적이고 ‘디테일’한 관점을 포함하여 그려진 당대의 그림들은 서로 혁신의 사정거리를 다투며 그들을 선의의 앞다툼으로 격려했다.
빛의 위치 역시 당시의 그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는데, 물체의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한 효과로 주요 대상이 포커스 되는 그림에서부터,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에게로 옮겨 더욱 넓은 프레임을 추구하고자 하는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예술 경향은 ‘다이나믹’한 변화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우화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감상자에게 간결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화가들의 의도와 선과 색의 구도를 새롭게 배치하여 풍경을 그리는 방식에 실물의 응어리를 담은 노력은 여전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들은 물체를 이루는 재료와 물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여야만 이러한 결과물을 탄생시킬 수 있었고, 이는 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전해져 그들의 대를 잇게 만들었다. 한 번쯤 방문하여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역사가 이룩해온 아름다운 걸작의 향연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들은 삶에 배반되는 죽음, 빛에 대척하는 어둠 등으로 시선을 옮겨 그림 예술의 폭을 넓히며, 예술이 예술로서 존재할 수 있게끔, 단 한 가지일지라도 깊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대학생기자 김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