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희재 연임기자, 그로웨이 추대영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트로) 모든 회사는 이윤 추구를 근본적인 목표로 합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이윤 추구만을 최대의 목표로 할까요.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목표는 같으나, 그 이후의 행적이 다른 수도 있고요. 혹은 이윤 추구 자체가 목표가 아닌 회사도 있을 수 있죠.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요? 이 회사의 모습을 보신다면 이해가 가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추구하지 않는 회사. 정말 궁금하시죠. 그런 회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그로웨이(GROWAY)의 대표, 추대영 대표를 찾아 인터뷰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 조희재 기자(이하 ‘나’): 조금 뻔한 자기소개는 지루할 수도 있어. 한 단어로 자기소개를 부탁하는데 단어, 혹은 한 줄로 자신을 소개하자면.
추: 음. (웃음) 특이한데요. 일단 이 펀드레이저라는 직업을 아시나요.
나: 훈련받은 모금인을 전문적으로 일컬을 때 쓰는 말이죠.
추: 맞아요. 요즘은 그래도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꽤 많이 촉망받는 직업이거든요. 평균 1억 수준의 연봉을 받기도 하죠.
나: 대단한 일이네요.
추: 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펀드 매니저(투자 관리자)요?”라는 대답이 먼저 돌아와요. 이런 인식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지난 12년 동안 싸우고, 노력했어요. 기사도 쓰고, 교육 사업도 하고. 그렇게 해서 세상에 알려 인식을 바꾸고자 한 것.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방향성이라고 느껴요. 사실 커리어나 먹고 사는 데 집중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공공성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어요. 그 과정이 조금 외롭기도 했죠. ‘그래도 잘 해내고 싶다. (인식을 바꾸는 일을) 만들어 가고 싶다.’. 이 생각이 저의 최종 방향성이자 목표에요. 이 모든 과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면 좋을지. (침묵).
나: 러셀은 어떠세요.
추: 러셀? 그게 어떤 뜻이죠?
나: 등산을 할 때, 특히 위험한 설산을 등산하려고 할 때, 최선두에서 이 눈들을 파헤치며 가는 사람을 흔히 러셀이라고 하죠.
추: 오, 정말 너무 좋은 뜻인데요. 그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 단어로 해도 될지.
나: 그럼요.
(두 번째 질문) 이런 관심이 길러진 것일 수도 있지만, 타고날 수도 있는데.
추: 어릴 때는 내가 뭘 잘하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성향 자체가 약자를 도와줬을 때의 보람이 많았어요.
나: 어떻게 보면 좀 타고나신 거네요.
추: 성향이나 이런 것들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사람을 만나고 교감하고, 공유하는.
나: 봉사활동 경험이 있으셨다고 아는 데, 그중에서 좀 특히 생각나는 일이 있다면.
추: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 그러니까 사고가 나기 전까지 활동했던 여주의 한 보육원이었어요. 100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죠. 그곳에서 한 7년간의 봉사활동이 있었어요. 그중 5남매가 가장 기억이 많이 나요. 부모가 두 분 다 장애가 있었고, 아이들도 다 장애가 있었어요.
나: 어떤 장애였을까요.
추: 지적 장애였죠. (그 아이들이) 너무 밝고 예뻤어요. 남들이 봤을 땐 어떤 의미로는 조금 (시선이) 삐딱할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어떻게 장애가 있으면서 아이들을 낳고, 심지어 보육원으로 보내?’ 하는 등의 말이에요. 그때 이 일을 하면서 이 사업을 꼭 누군가 지원해야 하고, 또 그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세 번째 질문) 나: 사람의 성장에 진심 어린 관심을 가지긴 어려워. 거기에 따른 소외감 분명 있었을 것 같은데.
추: 그렇죠. 거기에 대한 외로움이 분명히 있어요. 배신으로 인해 관계가 단절된 때도 있고. 나의 의도와 순수성이 외도 당할 때도 많이 있었죠. (반대로) 믿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행복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해) 힘들기도 했죠. 작년까지 코로나 등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올해부터 정말 좋은 분들이, 그런 기운이 모이는 것 같아요. 엄청난 성장을 정말 빠르게 이뤄내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거의 다 회복한 상태죠. 앞으로 더 성장할 길이 보여요. 이 모든 일이 자신감이 되고 있어요. 한분 한분 다 보석과도 같은 존재예요.
(인터뷰 외 중간 첨언) 추대영 그로웨이 대표는 엔지니어 회사에 다니던 중, 30대 초반 과거에 큰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앞서 미디어에서 잘 알려진바, 이 일은 그에게 가장 크고, 중대한 사건이 되었다. 그는 이때 인생에서 가장 길고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펀드레이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2011년, 3개월간 80만 원의 월급을 받은 그였지만, 그때 그는 그 80이 800만 원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 세상에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라 느낀 그는 그 뒤로 마치 수능을 치는 재수생과 같이 열정을 다해 관련 서적을 읽고, 교육을 받으며 이 분야 전문가로서 발돋움하게 된다. 3년 내내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던 그는 괄목할 금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으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돈이 아닌 현재 내 자리, 현재 내 모습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 직접 회사를 차려, 현재의 팀원들을 만나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나: 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더 소중한 가치를 찾으신 거네요.
추: 대부분이 행복보다도 돈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그렇게 사려고 노력해요.
(네 번째 질문) 나: 펀드레이저 기업은 다른 기업과 조금 다른 목적성을 지닌 것 같아.
추: 비영리 단체는, 일반 기업과 비영리 단체의 중간, 그 특수성이 조금 있어요. 일반 기업은 말씀하신 것처럼 이윤 추구가 최대의 목표이죠. 그런데 그 이윤을 추구하는 목적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우리가 이윤을 극대화하는 이유는 결국 공공성이거든요. 선한 가치와 그 이후에 이어지는 선한 투자. 그것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우리 소중한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나: 그런 의미에서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추: 맞아요. 요즘 돈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야 직원들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되어서요. 사업을 잘해 다시 투자하고, 사회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그런 욕심과 열정이 생겼어요.
(다섯 번째 질문) 나: 코로나로 인해 기존의 방식에서 모금 형태가 변화를 겪었다면.
추: 코로나 이전까지는 흔히 f2f(거리 모금, 행사장, b2b 모금) 모금이 90이었다면. 코로나 이후로 디지털마케팅, 온라인홍보 특히 큰 기업들을 주류로 그런 관심이 많이 생겨 이런 비율이 3~40까지 올라온 상태예요.
나: IT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나 사례도 있었나.
추: 큰 단체들을 위주로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작은 단체들은 그런 면에서는 어려움이 있죠. 유니셰프 같은 경우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서 이미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난민들의 신분이 모호한 문제, 관리 및 감독이 어려운 문제들을 다소 투명하게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인 셈이죠. 앞으로 이런 시도는 더 커지고, 더 확장될 거예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시장에 대해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으신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추: 아마 죽을 때까지 이렇게 할 거예요. 이 방식 안에서도 꾸준한 발전이 있어요. b2b, 전화사업도 마찬가지예요. 큰 강연들을 제휴하기도 하죠. 거리에서는 하루 간 정말 고생해서 많아도 평균 두 명이지만, 강연을 통해서는 적게는 2~30, 많게는 6~70%까지도 모금이 이루어져요. 제 강점은 이런 분야에 있어요. 그 과정을 통해 만난 후원자들, 일반인들, 또 그 이후에 자라는 씨앗들, 그리고 우리 팀원들 모두가 이 일을 지속하게 해주는 힘이에요. 이들이 없었다면 절대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여섯 번째 질문) 나: 예전에 하신 말씀을 보면, 펀드레이저 만 명을 키워내고 싶다는 말을 해.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우리 모두가 펀드레이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의 펀드레이저가 되고, 또 누군가가 다시 누군가의 펀드레이저가 되어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것. 펀드레이저가 되어야 할 모든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추: 와, 정말 멋진 말이네요. 너무 멋진 말이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저 혼자 10년 동안 얼마의 후원을 모았는지 한번 맞혀보세요.
나: 글쎄요. 한 10억.
추: 100억이에요. 이 일을 모두가 한다면 어떨까요.
나: 사회가 더 좋아지겠죠.
추: 맞아요. 러너스 하이라는 말 아시나요. 달리기하는 선수들이, 달릴 때 지치다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쾌감을 느끼는 현상을 러너스 하이라고 해요. 이 분야에서는 이것을 헬퍼스 하이라고 하죠. 선행을 베풀었을 때 도달하는 감정. 이건 정말 생체학적으로 증명된 말이에요. 백혈구 수치나, 개인사적 만족감, 좋은 호르몬 등에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 사회뿐만이 아니라 사실은 나에게 가장 좋은 일이죠.
돈은 얻으면 얻을수록 불안해지잖아요. 그런데 되게 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제가 만난 대부분 기부자는 의외로 자신의 삶이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배달부, 장애인, 심지어 노숙자까지. 그런 분들이 훨씬 더 (많은 수가) 기부해요. 기부는 숨만 쉬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한 달에 2만 원은 내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인생은, 놀랍게도 바뀌어요.
(일곱 번째 질문) 나: 내용을 들어보니, 팀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이 없었을 것.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추: 감사함이 가장 커요. 감사하다. 고맙다는 얘기. 앞으로 변할 수도 있겠지만, 그룹 안에서 같은 마음으로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조금 식상해도 전우애랄까. 같은 목표로, 한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 마지막으로 그로웨이의 핵심공유가치가 있다면.
추: 누군가를 돕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 펀드레이저로서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살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내 삶을 건강하게,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
(아웃트로) 모든 회사는 이윤 추구를 근본적인 목표로 합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이윤 추구만을 최대의 목표로 할까요.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목표는 같으나, 그 이후의 행적이 다른 수도 있고요. 혹은 이윤 추구 자체가 목표가 아닌 회사들이 있을 수도 있죠. 인터뷰를 통해 잘 확인해 보셨나요. 앞으로 이런 기업들이 더 성장하여,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 그렇게 우리들 모두의 삶이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들과 그들을 돕는 기업들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윤을 추구하지만, 추구하지 않는 기업. 그로웨이의 추대영 대표였습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그룹취재부=조희재 연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