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ENA 유튜브 공식 채널]
ENA 월화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안방 시청자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정우성과 신현빈이 주인공으로, 어렸을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던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마음으로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드라마이다.
배우가 되고 싶어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엑스트라부터 열심히 노력했지만 차갑기만 한 현실에 지친 정모은은 열심히 따낸 단역마저 잃은 채 쓸쓸히 자판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자판기도 그녀의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고 결국 돈까지 날린 정모은은
자신의 돈을 먹은 자판기를 뒤로한 채 다시 발을 돌렸다. 그때 차진우가 그 자판기로 향했고 정모은이 고장을 알려주지만, 그는 그대로 자판기에 돈을 넣어 정모은의 음료수까지 2개를 뽑아 가지게 됐다.
정모은은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의 것까지 뽑아준 차진우에게 감사하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차진우는 정모은을 지나쳤고, 당황한 정모은을 뒤늦게 돌아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1개를 주었다. 사실 그는 전날 정모은의 잃어버린 목도리를 찾아준 주인으로 서로 한번 본 적이 있는 사이였다. 그를 알아본 그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차진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대꾸를 하지 않았다. 정모은은 그런 그의 태도에 투덜거리며 자리를 떠났다.
그 일 이후 점심을 먹고 있던 정모은은 식당의 큰 창문으로 벽지에 누군가의 뒷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점심을 먹고 나와 벽화에 포스트잇을 붙이려 할 때 맞은편에서 또다시 차진우를 보게 된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 둘이었다. 그때 차진우 뒤로 트럭 한 대가 다가오고 트럭 운전자가 비키라며 경적을 울렸지만, 그는 멀뚱히 서 있더니, 정모은이 손짓을 해주자 그제야 옆으로 비켜섰다. 그는 청각 장애인이었던 것이었다. 그때부터 그동안 그가 자신을 향한 태도와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한 정모은이었다.
오후 커피숍에서 정모은은 또 다시 차진우를 보게 된다. 그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후를 보내고 있던 중,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대피하는 사람들 속에서 들린 "다친다고! 안 들려?"라는 말에 이 상황을 알지 못하고 홀로 있을 차진우가 생각난 정모은은 다시 발걸음을 돌려 옥상에 있는 차진우와 같이 대피를 하면서 그의 목숨을 구해주게 된다. 그는 감사의 의미로 그녀에게 자신의 캠핑 장소에서 식사를 대접하게 된다. 대화가 원활하게 흘러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서로가 노력하는 대화 속에서 그녀는 차진우에게 아무도 자신에게 불러주지 않던 '배우' 라는 말을 듣게 된다. 비가 세차게 내리며 천둥이 치는 날씨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차진우의 입장이 되어보고자 양손으로 두 귀를 막으며 정모은은 그렇게 그의 마음을 듣게 된다.
[이미지 제공=ENA 유튜브 공식 채널]
잠깐의 휴가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었던 정모은은 다시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고 상대하느라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 자신의 연기 실력에 대한 가시와도 같은 날카로운 평가에도 차마 연습한 대본을 버릴 수는 없는 그녀였다. 정말 꿈만 같았던 차진우와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집으로 향하던 중에 그녀는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차진우를 보게 된다. 이번도 정말 우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녀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 것인지 자신이 연습했던 수화로 그에게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정모은입니다."고 인사를 건넸다.
차진우는 그런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히 내 몫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노력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나를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다고." 정모은의 행동에 깊은 감동을 받은 차진우였다. 엔딩을 차진우와 정모은의 아름답고도 조용한 재회로 장식함으로써 앞으로 둘 사이의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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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시청자들은 빠르지 않은 전개와 과한 설정이 없다는 점을 좋게 평가했다. 또한 최근 드라마에 나오는 흔한 연출들이 난무하지 않아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던 ‘판타지’라는 장르가 이번 드라마에는 붙지 않고 ‘클래식 멜로’가 장르인 점에도 눈길을 끌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인기를 끌자 시청자들 사이에서 수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수화를 표현함으로써 평소에 알지 못했던 수화에 숨어있는 재미나고 독특한 표현을 느낄 수 있었다. 대사 없이 오직 수화로만 캐릭터의 감정을 나타내야 했던 정우성은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어려움 없이 수준급의 수화와 함께 이를 소화해냈다. 정우성과 함께 연기하는 신현빈 배우 역시 전 작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장겨울의 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정모은이라는 캐릭터를 그녀만의 스타일대로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연기력을 또 한번 인정받고 있다.
한 시청자는 "사랑한다고 말해줘라는 드라마는 청각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평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소리 없는 삶과 일상을 표현해 더욱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된 것 같다"며 "이 드라마에선 청각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우리와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며 이들이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시청자로서 이 작품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좋은 방향으로 전환돼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일본 TBS(일본의 지상파 방송국)의 1995년에 나온 일본의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매주 월, 화 오후 9시에 ENA에서 방송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진부=23기 박한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