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은 ‘살아보는거야’라 말하며 등장한 스타트업, Airbnb ─
여행은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틀에 박힌 일상과 반복되는 업무에 지친 사람들, 이들은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휴가철에 떠날 여행을 생각하며, 여행에 대한 계획을 짜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기도 한다. 여행은 일상에서의 달콤한 탈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로가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한층 더 넓혀준다. 학생들에게 대학 시절에 어디로든 꼭 한번 여행을 떠나보라고 하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점차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를 얻어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휴가철이 되고 긴 연휴가 찾아오면 공항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평범한 여행에 질려가는 사람들 속에서 조금은 다른 여행을 추구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여행지에서 여행객으로서 관광이 아닌 현지인으로서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혜성같이 등장한 새로운 숙박서비스 업체 ‘Airbnb(에어비엔비)’에 대해서 알아보자.
▶ 대학 동기 둘, 월세 충당을 위해 시작한 사업
에어비엔비의 설립자인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미국의 한 디자인학교 출신 동기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들이 창업을 결심했을 때, 그들은 당장 사업을 시작할 집 월세를 얻을 돈도 충분하지 못했다. 그들은 당장 월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참석하는 만큼, 숙소 부족 문제가 분명히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고, 자신들의 집에 남는 여분의 방에서 에어베드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것이 에어비엔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AirBed&Breakfast(에어베드앤브렉퍼스트)’의 출발이다. 조금씩 에어베드앤브렉퍼스트를 향한 관심이 쏠리자, 두 사람은 숙박 공유 서비스 사업의 가능성을 보았다.
▶ 이슈 선점을 위해 ‘빅 이벤트’를 노리다
그들의 사업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과연 지속해서 고객을 모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됐다. 우선으로 그들은 숙박 시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사이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운 좋게도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하버드 출신의 친구 네이선 블레차르지크와 때마침 사업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합류 이후 사업을 알리기 위해 머리를 쓰던 중, 2008년 여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들의 사업을 홍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수많은 기자가 주시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인 만큼, 기자들에게 부족한 숙소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동시에 그들의 사업에 대한 기사를 기자들이 자연스럽게 쓰게 만들 수 있었다. 이들의 홍보전략은 기자들뿐만 아니라 몇몇 블로거들의 흥미를 끄는 데 성공하고, 이후에는 여러 거대 언론에서도 에어베드앤브렉퍼스트를 다루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2009년, ‘에어비엔비’의 진짜 시작
에어베드앤브렉퍼스트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 제로’라는 점이었다. 세 사람은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의 이름을 딴 시리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대선에서 이 두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은 상황을 이용하여 시리얼 박스에 오바마와 매케인의 얼굴을 붙인 뒤 판매하였고, 매우 성공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들이 시리얼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년간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얼마 후, 사업에 대한 이들의 열정에 감동한 투자자 폴 그레이엄에 의해 세 사람은 벤처 육성 기관인 Y- Combinator(와이콤비네이터) 에 입학할 수 있게 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기존 에어베드앤브렉퍼스트의 방식을 개선하여 사명을 ‘에어비엔비’로 바꾸고 방 하나뿐만이 아닌, 집 전체를 빌려줄 수 있는 서비스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자신의 집을 숙박 시설로 바꿔 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 에어비엔비는 여러 투자자에게 이례적인 액수의 투자금을 유치 받게 되었다.
[에어비엔비는 틀에 박힌 여행에서 완전히 벗어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 이미지 촬영 = 대한민국 청소년기자단 4기 백지웅 기자]
▶ 에어비엔비가 여행문화에 끼친 영향, 그리고 그들의 미래
숙박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에어비엔비는 지금, ‘Live there(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이라 외치며 문화공유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에 세워진 호화스러운 호텔에서 머무는 것은 이제 지금의 여행객들을 만족하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조금 더 특별하고, 조금 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여행객들은 에어비엔비에 자동으로 이끌리게 되었다. 현지인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머무는 다는 것은 ‘여행’, ’관광’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선물해 준다. 프랑스에서 에펠탑을 관람하고, 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는 여행이 지금까지의 방식이었다면, 에어비엔비에서는 프랑스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현지인의 집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평소 그들이 즐겨 찾는 디저트 가게에서 현지의 음식을 맛본다. 그들이 즐기는 음악을 듣고, 그들이 걷는 길을 따라 그들의 집에서 묵는다. 에어비엔비에서는 영국의 거대한 고성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베트남의 어부가족과 함께 그들의 배를 타고 낚시를 하러 나갈 수도 있다. 심지어는 바다 위에서, 항공기 안에서, 상어가 가득한 수족관 안에서 하룻밤의 보낼 수도 있다. 비현실적인 것만 같은 이야기가 지금 에어비엔비를 매개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에어비엔비는 등장한지 몇 년 만에 여행문화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이는 훌륭한 변화라고 확신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에어비엔비의 활약상이 외국만 하지는 못하다. 국내 법률상에 문제도 있고, 완전히 낯선 이의 집에서 머문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서에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지라 이용률도 해외에 비해서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점차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방식으로 에어비엔비가 이용되고 있다.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고 서울 주변의 관광명소를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들이 늘어 난 것이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에어비엔비가 활성화된다면, 지금까지 경험했던 국내 여행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백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