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청소년에서 벗어나 성인이 된다.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학생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기도 하지만 동시에 갈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또한 청소년 때와 달리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성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로망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성인이라 걱정되는 일들도 많다. 청소년들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어른이 되고 싶은가?
3월 13일부터 19일까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105명을 대상으로 성인이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대되는 이유 | 기대되지 않는 이유 |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미성년자로서의 제약이 사라진다. 캠퍼스(대학)생활이 기대된다. | 언론의 영향으로 사회에 진출할 것이 무섭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늘어나는 것이 두렵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
약 40%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이 사회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취업난의 문제나 현실의 벽 앞에 본인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현상을 보도하는 언론과 미디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 현실 속의 모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드라마 ‘미생’은 대한민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대변해주었다. “최선은 학교 다닐 때나 대우 받는 거고, 직장은 결과만 대접 받는 데고”, 미생 속 오 과장의 대사다. 사회에 진출한다는 것은 현실이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어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새로운 일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게다가 서로가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며 혼자 문제를 해결한다. 이런 사회 속에서 청춘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좌절을 경험한다.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의 모습 /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다희기자]
■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시나브로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사회와 직면하게 될 때, 사전에 아무런 준비가 없는 것보다는 사전교육을 통해 대처방안을 미리 접해보았을 때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권 행사 등 어른이 되면 맞닥뜨리는 현실을 가상체험 프로그램 형식으로나마 졸업 전에 겪어본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역시 92%의 학생들이 교육 실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는 새롭게 시작하는 청춘들에게 천천히 바꾸어나갈 시간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학생들이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을까? 아니다. 여전히 64%의 학생들은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친구들과 배낭여행 | 면허 취득 | 부모님으로부터 독립 | 술 마시기 | 알바 하기 | 기타 |
30% | 20.5% | 19.5% | 17% | 8% | 10% |
설문조사를 통해 어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결과는 표와 같이 나왔는데, 친구들과의 배낭여행을 꿈꾸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운전면허 취득과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는 학생들이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업에 치여 고등학생 때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활동과 성인으로서 즐길 수 있는 문화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성인으로 살아가는데, 어른으로서의 삶을 두려워하기보다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하루하루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오고 그런 과정 속에서 점점 성장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12년간 준비해온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자. 여러분의 앞날은 밝게 빛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김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