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와 염기서열
핵산은 세포 내의 핵심 물질로 유전자 정보를 지니고 있다. A가 acid의 약자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산성을 띤다. 실제로 미셔는 백혈구 시체인 고름 국물을 맛보고 신맛이 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핵산의 기본 단위는 인산-당-염기 1:1:1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는 '뉴클레오타이드'이다. 핵산의 종류로는 DNA와 RNA가 있는데 구조, 당과 염기의 종류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RNA는 단일가닥으로 5탄당 중에서도 리보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염기로는 G(구아닌), C(시토신), A(아데닌), U(우라실)이 있다. 이와 달리, DNA는 이중나선구조로 디옥시리보스, 염기로는 RNA의 염기에서 우라실 대신 T(티민)이 존재한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는 가닥들 사이의 수소 결합으로 유지가 되고, A-T, G-C의 짝을 이루게 된다. 이때, 이 염기들이 서열되어 있는 순서 등이 모여 단백질 합성에 관한 유전 정보를 구성하게 된다. 인간의 23쌍의 염색체에 약 30억개 이상의 염기쌍이 존재한다. 이의 배열을 해독하게 되면 우리 신체의 유전자를 매우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므로 이러한 인체의 염기서열을 해독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게놈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정민 기자]
그렇다고 해서 위에서 설명한 염기의 서열이 모두 의미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중 95%에 달하는 흔히 Junk DNA라고 불리는 부분들은 그 중 50%정도가 2~4개의 염기서열이 무수히 반복되고 있다. 즉 단백질을 합성할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지 않다. 아직은 그 역할이 다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주를 이룬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정민 기자]
인간 게놈 프로젝트 16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목적은 인간 유전자의 종류와 기능을 밝혀 개인 간, 인종 간, 환자와 정상인 간의 유전적 차이를 비교하며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있다. 실제로 2001년 2월 12일 미국 생명 공학 벤쳐기업인 셀레라 게노믹스에 의해 인간게놈지도 초안 완성이 최초로 공식 발표되었을 때, “앞으로 인간의 불치병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만 남았다”라고 언급하였을 만큼 과학자들은 게놈지도를 통해 질병 유전자를 알면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에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에 관해서는 PS2 유전자 돌연변이, 유방암은 BRCA1 유전자 등을 막아 병을 피하고자 했다. 2003년 4월 인간게놈프로젝트(HGP)는 인간 게놈지도를 99.99%의 정확도로 완성했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의하면 인간 게놈의 염기숫자는 약 30억 7천만 개, 유전자는 약 2만 5천~3만 2천 개로 밝혀졌다.
인간 게놈 지도가 최초로 발표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인류는 여전히 질병을 정복하지 못하고 유전자에 따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맞춤의학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사람의 유전자 2만 5천 여개 중 정확한 기능을 모르는 다수의 유전자 때문이다. 또한 유전자는 복잡하게 서로 여러 개가 얽혀 있어 당뇨병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만 1500여 개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간 성과도 많이 이루어졌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됐던 1990년대 초반 과학자들은 수작업으로 하루에 5000개의 염기서열을 해독했다. 1990년대 중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계가 나오면서 2000년대 초반 하루에 분석 가능한 염기서열 수가 10만 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하루에 250억 개를 읽을 수 있다. 염기서열 분석 속도가 20년 만에 500만 배 증가하면서 비용이 크게 줄었다.
그에 힘입어 우리나라 연구팀에서도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공백 상태로 남겨놓았던 190개 DNA영역을 상당부분 메워 작년 네이처에 ‘완벽한’ 한국인 게놈지도를 발표하였다. 또한 표본 유전체와 아시아인 유전체 사이의 1만 8천 여곳에 달하는 구조적 차이를 밝혀냈다. 이는 장기이식 수술을 할 때 적합한 이식 대상과 약물 대사 속도 유형 등을 밝혀내는 데에 큰 도약의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된다. 개개인에 맞춘 의학의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보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이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