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지필고사가 사라지는 획기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교육부가 전문교과 실기과목 등 특수한 경우일 때만 수행평가만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매길 수 있게 했던 기존 학교생활기록부 지침을 교과의 특성에 따라 지필평가를 보지 않고 수행평가만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매길 수 있도록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중간·기말고사가 사라지게 된다면 학교현장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필평가 위주의 우리 교육은 주입식 암기위주여서 창의성이나 개성을 억압한다는 측면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교육부는 개정안을 적용시킨다면 토론, 협동 등 수업시간에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이 수업을 주도해 나가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필평가 대신 과정 중심의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창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정안을 적용시킨다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평가는 공정성이나 객관성이 보정되어야 한다. 정답이 확실한 지필평가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만 수행평가는 교사의 주관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이렇기에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객관적 평가기준 등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평가에 부담을 느낀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 모두 “다양한 형태의 질적 평가로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숨겨진 재능 계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객관적 평가기준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행평가 만으로 학생을 평가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 중심의 토론 체험으로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평가 방식이 바뀌는 것이 옳다. 하지만 객관성이나 기준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이를 강행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기다릴 것이다. 무조건 지필고사를 없애기 보다는 수행평가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면서 교육부나 학교가 객관성과 기준을 마련하고 적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3기 서예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