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서 언론인이 선택하게 되는 사회윤리 VS 취재윤리, 무엇을 우선해야할까?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에서 확진된 20대 남성이 확진 전 이태원 클럽에 다녀간 것이 알려져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루 새에 확진자 수는 13명이 되었고, 12일 보도된 기사에서 이태원 클럽으로 인한 집단 감염자 수가 전국 최소 94명이라는 추이를 내놓았다. 그런데 한 언론사에서 자극적인 제목의 ‘게이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 이후 여러 언론사에서는 제목에 ‘게이클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긴장을 늦추고 안일하게 클럽에 간 사람들이 아닌, 성소수자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릴 우려가 있다. 또한 언론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여론을 조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언론에서 어떤 의견을 강조해서 말하면, 그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옳다고 여기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기에 언론에서 이태원 클럽 사태에 대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표현을 쓰면, 대중들을 자연스럽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가지게 될 수도 있는 낙인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다른 시각에서도 볼 수 있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사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도해야 하고 게이클럽 문화는 코로나19 확산을 더욱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게이클럽’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적절하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된 현직 기자의 '게이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진실을 보도하게 해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와 있으며 2만 2천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이미지 제공=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위와 같은 사례는 언론에서의 최대 난제인 사회윤리와 취재윤리 사이의 딜레마이다. 저널리즘의 오래된 원칙은 ‘관찰은 하되, 개입하지 않는다.’이다. 이는 언론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사건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 관찰자가 되라는 원리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한번 언론의 오래된 딜레마가 맞붙게 되었다. 기자는 항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일 것을 요구받지만 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기사의 모든 것, 심지어는 조명하는 주제에도 목적과 의도가 담겨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기자들은 사회윤리와 취재윤리 사이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선택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언론인이 지향하는 바가 공공의 이익이라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언론인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야 하며, 진실만을 보도하더라도 자극적인 내용으로 도배하거나 선동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4기 오유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