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대리모 제도란, 대리모가 되고자 하는 여성에게 대리 임신과 출산에 대해 일정한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태어난 아이를 의뢰인에게 인도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친척, 친구 지인 등의 호의로 대리모를 구하는 ‘이타적 대리모’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금전적 이익이 개입한다는 것이 상업적 대리모 제도의 핵심이다. 즉,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이를 매매의 대상으로 삼는 제도가 바로 상업적 대리모 제도이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4기 임효주기자]
그렇다면 상업적 대리모와 ‘인간 존엄성’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왜 상업적 대리모를 반대하는 이들은 인간 존엄성을 이유로 상업적 대리모 제도의 도입을 반대할까?
이성적 존재인 인간은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으로 존재한다.’ 인간은 수단으로서 다뤄질 수 없고 목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인간 존엄성의 개념은 인권의 근거가 되었으며 현대 사회의 법체계와 이념에 기반이 되어왔다. 인간 존엄은 인간인 이상 예외 없이 모두에게 인정되는 품위를 뜻하며, 특정 행위로써 평가 또는 판단을 거부하는 보편성을 지닌다. 보편성의 근거는 생명이며, 인간 존재의 가장 기본 조건인 살아있음 그 자체이다. 만약 생명을 사고팔 수 있는 가치로 치부한다면, 이는 인간 존엄성이 갖는 보편성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매매의 대상이 되는 순간, 특정 재화에 대한 도덕적 본질적 가치 판단은 제외되며, 그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시장의 논리가 된다. 인간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목적으로 대우받는 것이 아닌, 개인의 선택과 혹은 사회 이익 등 각종 명목에 의해 도구화되는 것이다.
그 목적이 어떠했든,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존엄성을 인정하고 있기에 인간의 신체와 생명을 금전적인 영역에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업적 대리모 반대의 주요 근거이다. 산모의 10달간의 출산 과정과 태어나는 아이는 계약의 대상이 되며, 불임 부부의 선택권 혹은 사회의 이익 등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상업적 대리모, 그리고 인간 존엄성 담론의 핵심이다.
건강하게 태어난 여동생과 달리 남자아이는 다운증후군, 폐질환, 그리고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한 호주인 남자아이는 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상업적 대리모 제도가 존재하던 2014년의 태국으로 입양된다.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아이의 사연이 알려지자, 이는 태국이 상업적 대리모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게 되었다.
시대에 따라 사고는 변하며, 이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이다. 그러나 상업적 대리모의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은 변화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을, 본질적인 가치가 존재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대한민국청소년자단 IT·과학부=14기 임효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