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가, 인종차별과 혐오로 인한 내전을 겪고 있는가?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5기 장은서기자]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초기에,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된 중국의 우한시와 그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몇몇 네티즌들은 코로나19로 열병을 앓는 중국의 우한과 후베이성 주변의 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그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중국의 국민들과 확진자들에게 '그럴 줄 알았다'며 도를 넘는 수준의 조롱의 말을 퍼부었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폐렴' 또는 '중국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칭하며 무고한 중국의 시민들을 혐오하며 웃음거리로 삼았다.
설상가상으로 혐오와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한 조롱은 온라인을 넘어 현실에까지 번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서부 국가들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늘면서 동양인에 대한 시선이 따가워졌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이유로 많은 유럽 국가들의 거리에서는 동양인을 향한 인종 차별이 심해졌다. 동양인이 길거리를 다니거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코로나바이러스'라며 입과 코를 손으로 가리는 시늉을 하거나,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로 취급하며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막말을 퍼붓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4월 2일 호주에서 한 백인 여성이 동양인 유학생에게 '동양인이 코로나를 옮긴다'라며 폭력을 행사한 일이 일어났다. 또한 미국에서는 아시아계 학생들을 향한 폭력과 따돌림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많은 뉴스 매체에서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구촌 사회의 분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구권 국가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동양인들은 인종차별에 더욱 취약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시장을 보던 필리핀 출신의 동양인에게 한 백인 남성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종 차별과 혐오의 시선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많은 아시아계의 사람들은 동양인에 대한 이러한 차별과 혐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여러 소셜 네트워크(SNS)에서는 코로나19와 동양인 차별 발언이나 행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론화하였다. SNS 이용자들은 '동양인을 보고는 바이러스라고 말하면서 이탈리아를 위해 위로와 응원을 해달라는 말이 아주 모순되었다'며 '동양인의 인권이 얼마나 무시당하는지 코로나19를 계기로 잘 알게 되었다'라고 인종 차별에 대해 객관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구촌에 사는 '인간'이라면 모두는 소중하다는 진리를 절대 잊지 말자. 당신은 피부색 때문에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인종 차별과 혐오하는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 동시에 당신은 다른 이들의 피부색을 가지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차별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 중인 것인가, 아니면 분열하여 우리끼리 싸우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당신은 지금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5기 장은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