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로 대한민국의 보수는 내리막길을 걷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5.9%, 한국당 20.8%, 바른 미래당 10.5%, 정의당 5.6%, 민주 평화당 3.4% 였다. 탄핵정국에 비해 보수정당의 지지율은 어느 정도 회복을 했으나, TK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1위를 차지했고, 한때 보수의 텃밭이였던 PK지역에서도 민주당에 2배가 넘는 지지율격차로 1위를 빼앗기게 되었다. 중도우익성향의 바른 정당과 중도성향의 국민의당이 통합하여 바른 미래당을 창당하였다. 그러나 이 당을 보수정당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면들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 보수가 이렇게 까지 몰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촛불혁명 이후, 박근혜 정권의 부패로 인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보수당내의 자각과 국민을 향한 반성이 없는 상황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막말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보수가 기존 보수의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미지 촬영=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김다윗기자〕
우리는 한국보수의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보수당(Conservative and Unionist Party)의 사례를 통해 그 해결점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보수당의 기원은 1780년대에 소 윌리엄 피트를 중심으로 한 휘그당의 탈당파들로 올라간다.
1832년 로버트 필이 토리(Tory)라고 불렸던 당의 이름을 보수당으로 바꾸면서 현재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1830년대 영국에서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곡물법이었다. 당시 보수당은 곡물법폐지와 관련하여 찬반으로 나뉘어 내분을 겪다가 실각하게 된다. 실각 이후 보수당은 약 30년간 집권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보수당은 대세에 맞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켰고, 당의 결속을 통해 안정을 이루어냈다. 이렇게 보수당은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하였다. 이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영국의 전성기시절의 총리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였다. 디즈레일리 총리는 현대적 영국보수당의 기초를 만들었고, ‘하나의 국민’ 원칙을 통해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20세기에 급부상한 노동당에게 처칠의 보수당은 세계대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내주게 된다. 보수당의 뚜렷한 정책 변화는 1970년대 후반에 나타나는데, 영국은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이때, 중산층출신의 정치인,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가 신자유주의로 보수당을 집권시켰다. 대처 총리는 당내에서 이데올로기 정립을 위해 다양한 연구 활동을 장려하였다. 이는 보수당의 장기집권의 기반이 되었다. 그녀의 뒤를 존 메이저가 이었으나, 여러 가지 스캔들과 경제의 몰락으로 인해 보수당은 제3의 길을 들고나온 노동당의 젊은 당수 토니 블레어(Tony Blair)에게 418석대 165석의 충격적인 패배를 겪었으며 약 12년 동안 야당이 되어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사임으로 고든 브라운이 후임자가 되었고, 이에 보수당은 따뜻한 현대적 보수주의 또는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세운 엘리트출신의 젊은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을 당수로 내세워서2010년 총선에서 자유민주당과 연정하여 집권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보수당은 당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혁신과 당내 변화를 통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약 200년의 오랜 역사를 유지해왔다. 또한 선거패배 후에도 분열을 겪기보단 당이 단합하여 철저한 패배원인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젊은 피를 수혈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강령은 폐기함으로써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역대 보수정당 중 가장 오랫동안 존재했던 정당은 민주공화당으로, 약 17년 동안 존재했었다. 대한민국에서 보수라는 정치인들은 정당을 만들고 난 후, 선거에서 패하면 쉽게 당명을 바꾸고, 분열하곤 했었다. 야당이 돼서는 신사적이고 합리적인 보수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보수가 영국보수당의 사례를 본받아 보수의 가치를 재건하고, 노인들과 엘리트들만을 위한 보수가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보수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6기 김다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