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김고은기자]
지난 15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규 간호사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A 씨의 남자친구는 SNS에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A 씨는 최근까지도 근무 중의 실수로 인해 선배 간호사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최근 ‘태움 문화’라는 단어가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궜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되도록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에게 교육을 명목으로 가하는 정신적 · 육체적 괴롭힘을 의미한다. 실제로 몇몇 병원에서는 신규 간호사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인신공격, 모욕 심지어 폭행으로까지 이어진다.
대한간호협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간호사 인권침해행위 등 유사 사례가 발생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시작해 지난 1월 23일까지 설문에 참여한 7275명의 응답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 직장에서 태움 등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서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40.9%, ‘아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59.1%였다. 그중 ‘가장 최근에 본인을 괴롭힌 가해자는 누구?’라는 질문에서 ‘직속상관 간호사 · 프리셉터(사수)’라고 응답한 사람은 30.2%, ‘동료 간호사’라고 응답한 사람은 27.1%로 응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해자들은 모두 같은 업무를 담당하던 간호사들이었다.
이렇듯 대다수의 간호사들은 의료계 내에서 ‘태움 문화’는 간호사라면 모두 거치는 관문이며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신규 간호사들은 모르는 게 당연하고 미숙할 수밖에 없는데, 선배 간호사들은 이를 알면서도 그동안 행해져왔던 관습이라는 이유로 ‘태움’은 자행된다. 이런 악습은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라는 심리로 악행이 악행을 불러오는 결과를 일으켰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김고은기자]
최근 간호대학생과 간호사들이 모이는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얼마 전 자살한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A 씨를 추모하며 ‘태움’을 경험한 이들이 잇달아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태움 문화’에 대해 네티즌들은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간호사들의 이미지와 명예를 실추시키는 문화라고 지적하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태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간호사들의 삶의 질과 더불어 의료의 질마저 떨어트릴 수 있는 ‘태움 문화’야말로 하루빨리 뿌리 뽑혀야 할 악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김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