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8일 월요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이하 조대여고)에서 김영란 前 대법관님을 모시고 인문학 특강 ‘폴레폴레(천천히)’의 막을 올렸다. ‘폴레폴레’는 조대여고만의 특별한 인문학 강연으로, 한 책을 선정하고 그 책의 저자를 직접 모셔서 강연을 듣는 방식이다. 강연날짜가 잡히면 교내 도서관 소속 동아리 학생들은 강연을 듣는 모든 학생들이 책을 읽게 한 후 궁금한 질문들을 받아서 모아 질문지를 만들고, 그에 대한 답변들을 학생들 간의 토의를 통해 도출해 보는 사전토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며 강연을 준비하는데, 작년에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의 홍세화 작가님을 포함하여 총 4분을 초청하였고, 올해는 김영란 前 대법관님, 조영석 한국광기술원 경영지원 본부장님, 단국대학교 교수님이신 서 민 교수님으로 총 3분을 모셨다.
(이미지 제공 =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
1차 강연의 선정 책은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로, 모든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딱딱한 법에 대해 쉽게 풀어 쓰인 김영란 前 대법관님의 대표 저서이다. 김영란 前 대법관님은 소위 말하는 ‘김영란법’, 즉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만드신 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책은 기존의 법 관련 서적들과는 달리 헌법, 재판 과정, 기본권 보장, 통치 방식 등 법과 관련되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들을 많은 비유와 예시를 통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말 그대로 모두에게 ‘열린’ 법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본격적인 강연 준비를 위해 7월 15일 금요일에 사전토의가 시작되었고, 강연과 사전토의 직전에 시험기간이 겹치는 바람에 원활한 진행이 되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준비시간이 필요했지만, 준비시간이 끝나고 우려와는 달리 사전토의는 많은 학생들의 참여로 자유로운 생각들이 주고받음을 되풀이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드디어 18일 월요일 본 강연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로 강연을 온 것이 조대여고가 처음이라는 말씀과 함께 강연을 시작하신 김영란 前 대법관님은 삼권분립, 법치주의, 무지의 베일을 쓴 상태에서의 합의, 마이클 센델의 전차문제, 헌법 적용 등 책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시간이 흐르고 유익했던 강연이 끝난 후에는 조대여고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영란 前 대법관님이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명한 연사님이신 데다가 첫 번째 고등학교 강연으로 선정되었다는 책임감에 부응하기 위해 수준 높은 질문들을 연신 던지며 연사님을 깜짝 놀라게 만든 학생들은 강연이 끝나고 아쉬운 마음으로 책에 연사님의 싸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비록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 강연이라 모든 학생들의 궁금증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 만족감만은 최고였다고 단언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큰 존경을 받고 계시는 김영란 前 대법관님과 함께한 인문학 강연은 조대여고 학생들이 법과 정치, 깨끗한 사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며 모두의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천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