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경비시스템'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일명 무인경비라고도 하는 통합경비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서울시 송파구의 5500여 세대의 아파트에서 300명에 달하는 경비원들이 오는 6월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6일,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통합경비시스템 도입 여부를 심의했고,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입주자 대표회의 측에서는 엘리베이터에 게시글을 부착해 그 사실을 통보했다.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경비원 일동은 입주자 대표회의의 결정의 부당함과 경비원을 통합경비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이유를 담은 글로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통합경비시스템 추진의 확정 여부는 오는 3월 27일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입주자 대표회의 측에서 주장하는 통합경비시스템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1. 경비비 절감
2. 고화질 CCTV 증설, 자동문 설치, 지하층 카드 키 부여, 24시간 보안 순찰
3. 택배, 제설, 음식물 종량기, 재활용, 화재안전 등 철저한 관리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희원기자]
하지만 이런 정보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이지 않은 입주자 대표회의 측의 주장이 주민들이 겪고 있는 혼란에 한몫을 했다. 주장에 구체성이 없기에 신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화질 CCTV가 '범행 이후 확인'용도가 아닌 실질적인 '범죄 예방'용도로 쓰일 수 있는지, 24시간 보안 순찰원은 5540세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를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인지, 택배와 음식물 종량기 등의 관리를 현재 경비원과는 어떻게 다르게 철저히 관리할 것인지 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경비원 일동의 호소문에 따르면 현재 경비원들은 방범 및 안전 관리(22%) 외에 청소(23%), 택배 관리(21%), 쓰레기 분리수거(17%), 주차관리(13%) 등의 많은 일과를 담당하고 있다. 입주자 대표회의 측의 주장을 살펴보면 무인경비체제에서 어떻게 유인경비체제보다 제설과 음식물 종량기 관리 등을 철저히 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 든다. 무인경비시스템의 도입 추진 과정에 입주민 모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었고 관리비의 운용과 집행 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3월 27일부터 투표 예정인 아파트 관리 규약 개정안에 주민의 알 권리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제한되고 입주자 대표회의와 관리소장의 권한이 강화되는 독소조항들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은 생활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익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비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중장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인경비시스템이 고령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편, 통합경비시스템 추진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년 전 화재가 났을 때 경비원의 도움을 받은 일, 학원을 갔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올 때 손전등을 들고 순찰하시는 경비 아저씨를 보면 안심이 되었다는 경험 등을 써 붙였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희원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이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