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현지기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영국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쌍벽을 이룬다. 지하와 1,2층에 걸쳐서 전 세계의 다양한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이 곳.
하지만 이런 영국 박물관에는 치명적인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 그림자는 바로 전시품의 대부분이 약탈 문화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본 기자는 '문화재 약탈'에 초점을 맞춰서 영국 박물관을 관람해보았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현지기자]
엘긴마블스라는 컬렉션으로 영국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파르테논 신전 조각.
아테네의 수호 여신 아테나를 위해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에 지어진 파르테논 신전의 벽면 조각들이다. 그리스 민족의 정신을 담고 있는 파르테논 신전, 어느 날 이 신전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19세기 초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 대사 엘긴 경에 의해 훼손당했기 때문이다.
엘긴 경은 자신의 집을 장식하고자 대리석 조각들을 뜯어냈다. 10년에 걸쳐 253점을 뜯어낸 그는 막대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영국 의회에 판매를 제의했고 1816년 영국 의회는 찬성 82표, 반대 30표로 파르테논 마블의 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엘긴의 이름을 따 '엘긴 마블스'라고 정식 명칭을 붙였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현지기자]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현지기자]
이것을 보고 울지 않는 자, 어리석어라.
너의 벽은 마멸되고, 허물어진 신전은 앗아져버렸다.
이 유적을 보호해야 할 영국인들 손에.
다시는 회복될 수 없으리라.
그것이 고향에서 강탈당했던 그 시간은 저주받으라.
또다시 너의 불행한 가슴은 상처 나고
너의 쓰러진 신들은 북쪽의 증오스러운 나라로 끌려갔도다.
- 바이런,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Childe Harold's Pilgrimage)>
이 시는 파르테논 신전 유물의 이전을 크게 반대했던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이 파르테논 신전에 방문한 후 쓴 것이다. 이 시를 감상하는 누구나 문화재를 약탈당한 그리스인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는 독립 후부터 엘긴 마블스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그리스에는 문화재를 제대로 보관할 시설과 능력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반환을 거부했다.
몸통은 영국에, 머리는 그리스에 있는 여신들의 안타까운 모습. 조각상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영국 박물관에는 엘긴 마블스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미라, 로제타 스톤 등 대영제국 시절 식민지에서 약탈하거나 훔쳐온 것들이 많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 박물관, 이런 영국 박물관을 관람할 때에는 '문화재 약탈'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