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산업의 중요성>
한일 무역 분쟁은 2019년 7월 1일 일본이 한국에 단행한 ‘공업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부터 시작된 분쟁을 일컫는다. 당시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 즉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 에칭 가스(고순도 플루오린화수소)와 디스플레이 감광액 재료(EUV 포토레지스트)의 한국에 대한 수출 우대 조치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출 규제조치로 인하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된 한국의 기업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되었으며, 특히 소재 기술과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높게 대두되었다. 2020년 3월 24일, '소재·부품·장비 특별조치법'(소부장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었으며 시급한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 국산화를 진행해왔다. 올해 초 2021년 1월 24일, 21년 들어서 본격적으로 한국 측의 소부장 국산화 사업에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고순도 불산액은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가 국산화하였으며, EUV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수입 비중 확대하며, 국내기업 설비 구축 및 시제품 테스트로 양산 준비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중국에 수출 중이며, SKC 자체 기술로 생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에도 소부장산업에 대한 탈일본화 및 국산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의 미래를 열 새로운 꿈의 소재는 없을까?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과 보로핀>
그래핀(graphene)이란 탄소(C)의 동소체 중 하나로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구조로 결정을 이룬 물질이다. 2010년에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팀이 스카치테이프로 흑연에서 그래핀 층을 벗겨낸 물리적 박리법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래핀 층은 분자 1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100억 분의 2m 정도(1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m 임)로 매우 얇지만,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뛰어나다. 또한 현재 반도체로 사용되는 실리콘 단결정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키고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르게 할 수 있다. 또한 한 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시광선에 대한 흡수량이 매우 낮아 550nm의 파장을 갖는 빛에 대한 투과율이 97.7%로 확인되었다. 더욱이 이 물질을 나노미터(nm) 크기 입자로 줄여 ‘그래핀 양자점(퀀텀닷, Quantum Dot)’을 만들면, 전류를 흘려주거나 빛을 쪼일 경우 발광하는 특성까지 더해진다.
그래핀과는 달리 보로핀(borophene)은 홀로 존재할 수는 없고 금속 기질(substrate) 위에 증착된 형태로 형성될 수 있다. 이 보로핀은 기본적으로 금속 기질에 증착된 형태이기 때문에 그래핀 물질보다 강하며 유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붕소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래핀 물질보다 전자 밀도가 높고 열전도율도 높다. 우수한 이온 수송 특성을 가진 전기 전도체로 수소 발생 반응에서 뛰어난 촉매 성능을 보였으며 수소 저장에서 유망성이 높은데 재생 에너지로 뽑힌 수소 에너지 저장 기술 발전에 중요한 물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8기 김률희기자]
<소재 물질 활용 사례>
현재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효율적인 반도체 특성으로 인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전지, 자동차, 조명 등 다양한 산업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보로핀 물질은 리튬황전지(Lithium-surfur battery) 및 알칼리 금속 이온 배터리에도 사용 가능하다. 특히 화학적으로 안정성 있는 구조 때문에 전자, 배터리, 센서, 양자 기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양자 기술은 5차 산업혁명이 떠오르며 더욱 중요해진 기술이다. 5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혁명의 사물인터넷의 부정적 영향으로 제기된 해킹을 고려해 핵심 요소로 보안을 택했다. 이 보안과 관련된 기술이 양자 컴퓨터, 양자 암호 통신, 양자 센서 등이고 이를 넓은 의미로 '양자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8기 김률희기자]
<신소재 산업화를 위한 기술적 해결과제>
신소재와 관련해서 해외 유명과학 잡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즈(Nature materials)나 사이언스(Science)에서 발표되고 있는 괄목할 만한 과학적인 연구 성과가 소개되고 발표될 때마다 그 활용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그래핀의 탁월한 특성과 소재 활용 가능성에 관련된 많은 양의 연구 성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더 획기적인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들이 실제 산업화에 있어서도 큰 원동력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신소재 상용화에 앞서 그 소재가 갖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 만이 우선 실용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최우선적인 장애물은 신소재공학 연구 인프라(infra) 구축과 신소재공학 연구전공자 양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래핀의 실용화를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즉, 그래핀 소재의 생산과 산업적 응용을 위해서 첫째, 경제적이고 일관성 있는 고품질 그래핀의 대량 합성 기술이 필요하며, 둘째, 산업적 기술 적용이 가능한 그래핀의 가공 방법 개발과 기술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셋째, 그래핀 소재 및 응용/가공 소재 품질과 특성을 구현하고 적용하는 방법 개발 등의 기술적인 문제들이 선결돼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18기 김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