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부터 여러 민주화 시위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휩쓸었다. 2019년엔 홍콩 민주화 운동, 2020년엔 태국 민주화 운동, 그리고 2021년엔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가 등장하여 연이어 민주화를 향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시위들은 여러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그중 시위에서 사용되는 손가락의 힘이 주목을 받았다. 여러 시위들에서 다섯 개뿐인 손가락을 다양하게 조합을 해 주요 고비마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 화제가 되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행진을 하며 다섯 손가락과 반대쪽 손의 한 손가락을 더해 총 여섯 손가락을 머리 위로 펼치며 행진에 나섰다. 다섯 손가락 포즈는 중국과 홍콩 당국을 향한 다섯 가지 요구사항인 송환법 철회, 강격 진압 조사,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를 뜻한다. 여기에 한 손가락을 더하여 어느 것 하나 죽일 수 없다는 의미를 더했다. 또한 동시에 “다섯 가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콩의 민주화를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8기 김경현기자]
또한, 가장 최근엔 지난달부터 일어난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의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하며 세 손가락 경례가 등장했다.. 지난 1일부터 수많은 미얀마의 시민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으며 시민들뿐만이 아닌 승복을 입은 승려와 파업에 돌입했던 의료진, 공무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군경에 체포되어 끌려갈 때, 다리에 총을 맞아 피를 흘리는 도중에도 세 손가락 경례를 멈추지 않았다. 미얀마의 예술가들은 미얀마 거리 곳곳 담벼락에 세 손가락 경례를 그림으로 그려 묵언의 항의를 이어나갔다. 비록 이 그림들은 경찰이 검은색 페인트로 지워버렸지만, 예술가들은 그 위에 또다시 그림을 그리며 평화 시위를 이어갔다. 또한 주 UN 미얀마 대사까지 총회장에서 세 손가락 경례를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였다.
세 손가락 경례는 실제 시위 현장뿐이 아닌 SNS에서도 일명 세 손가락 경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세 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이나 그림을 SNS에 올리며 시위와 관련된 해시태그를 달아, 미얀마의 현재 상황을 확산시키기와 동시에 시위에 동참을 하는 의미를 담은 릴레이이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시위는 미얀마 현지의 거리뿐이 아닌 SNS에서도 각국의 시민들에게서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는 2012년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이라는 영화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영화 헝거 게임은 가상국가 판엠의 12개에 구역에서 2명씩 추첨해 그들끼리 대결을 해 최후의 승자가 남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에선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은 동생이 대결자로 추첨이 되자 본인이 나서 동생 대신 출전을 하겠다고 밝힌다. 최초에 자원자로 나선 캣니스를 향해 판엠의 주민들을 세 손가락 경례를 캣니스를 향해 들며 캣니스를 향한 사랑, 감사, 존중을 표한다. 그 후 오른쪽 손의 엄지, 검지, 약지를 세운 뒤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세 손가락 경례라는 행위는 자유와 민주주의 평등과 박애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경례로 거듭났다.
이렇게 여러 손가락 조합들로 주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는 여러 비폭력 시위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손가락이 국제사회와 정치에 불러올 수 있는 영향력과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지금 역사에선 손가락이 메시지를 만든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런 손가락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18기 김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