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권력 남용 중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권 남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교권 남용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B 여고’ 학생으로부터의 제보를 받았다. 학교 동아리에 관한 제보였다. 제보 내용은 학교 내 ‘H 봉사 동아리’의 담당 선생님께서 동아리 부원들과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동아리 신규 부원을 가위바위보를 통해 선출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동아리 부원들은 다른 동아리 부원 친구들처럼 신입 동아리 부원을 선출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고 한다. 한편, 9명의 신규 동아리 부원이 선출된 지 하루 뒤에 선생님으로부터 소식을 들은 동아리 부장은 1학년 학생들을 통해 사실 확인을 하던 과정에서 선생님께서 “이건 동아리 부장, 차장과 얘기가 다 끝나서 이렇게 뽑는 거야.”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을 뒤늦게 들었다고 한다.
[이미지 제공=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영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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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는 진정한 교권 남용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위 사례 속 ‘H 동아리’는 봉사 동아리인 만큼 그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은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심사 과정이나 동아리 부원들과의 상의 없이 가위바위보로 신규 부원이 결정되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가위바위보를 잘해서 부원이 된 학생들은 기분이 매우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교사의 권력 남용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받은 권리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다른 동아리에 지원하게 되었을 학생들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교권 남용의 사례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위 사례와 같은 학교 학생으로부터의 제보를 한 가지 더 살펴보자면, 한참 국정 교과서 적용이 논란이 되었던 때의 일이다. ‘B 여고’의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던 한국사 교사를 포함한 몇몇 교사들은 아침 출근 시간보다 10분에서 20분 정도 일찍 나와 교문 앞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때 ‘B 여고’의 ‘A 교장’은 시위를 하던 교사진들에게 시위를하지 말라며 제재를 가했다고 한다. 사실 이 시위는 교사들의 근무시간 외의 시간이었으며 학교 내에서의 시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 될 점이 없었다.
‘B 여고’ 학생들은 위 두 사례를 포함한 여러 가지 권력 남용 사례들을 통해 학교에서의 주도권은 누가 가지고 있나? 내가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교가 나에게 주는 권리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다 인정받을 수 있나?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들이 학생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할지라도 교권 남용을 포함한 모든 권력 남용은 학생들을 포함한 전 국민의 권리 보장을 위해 사라져야 할 문화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전원정 기자]
사례를 읽으니까 더 화가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