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0월 20일, MBC의 'PD 수첩'이라는 프로그램에 파주의 한 사립 고등학교(이하 P 고등학교)가 보도되었다.
재단 이사장의 딸인 A씨가 교사로 채용됐는데, 면접 심사에서 A 씨에게 과도하게 많은 점수를 주어 그녀를 채용한 것이다. 서류 점수 상으로는 A 씨가 채용되지 못할 뻔했는데, 마지막 단계인 면접에서 서류 심사 1등을 제치고 채용됐다. 이에 수상함을 느낀 PD 수첩은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요구했지만, P 고등학교 측에서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사실 P 고등학교 재단 이사장의 비리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사장은 미션 스쿨이 아님에도 교내에 교회를 만들어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과 다니지 않는 학생들, 다니는 선생님들과 다니지 않는 선생님들을 은근히 차별 대우했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보통의 교사들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교가 방송에 나간 이후 P고등학교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P 고등학교의 한 교사 B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최서영기자 ]
Q. 지금 학교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A. PD 수첩에 저희 학교에 대한 내용이 보도된 이후로, 저는 학교의 앞날을 걱정하며 교육 앞에서 책임 있는 교사로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뜻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 정상화를 요구했습니다. 뒤틀린 학교 운영으로 인해 곪아온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지혜를 모아 교육청을 상대로 민원 제기와 감사 과정을 거쳐 재단 이사장의 권한 남용 및 재단 이사장 딸의 불법 채용을 낱낱이 밝혀내어 재단 이사장의 해임과 이사장의 딸의 임용 취소라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Q. 학교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힘든 점이 있었나요?
A. 진실을 밝혀내고자 했던 1년 8개월의 긴 시간 동안 물론 많이 힘들었습니다. 증거자료 확보 및 탄원서 작성보다는 뜻을 모으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하는 과정, 끝끝내 행동을 함께 하지 않은 동료들에 대한 서운함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교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이사장 임원승인 취소 이후에도 P 고등학교 교사협의회를 구성하여 올바른 학교의 모습 이 갖춰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이사장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학교 안에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었던 일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누군가는 용기를 내 부당함을 바로잡으려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
끝나지 않는 '금수저' 논란, 용기를 내지 않아도 부당함이 없는 진실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 4기 최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