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일본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들어온 중국 어선이 순시선을 들어 받았다는 이유로 어선의 선장을 체포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여러 차례 항의했으나 일본이 뜻대로 응하지 않자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적 조치로 압박을 가했다. 희토류는 현대사회의 IT 산업과 전자제품 등에서 필수적인 물질로 전 세계에서 중국이 90% 이상의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일본 여행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보복 조치를 가하자 일본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은 한층 고조되었다. 중국의 압박에 항복한 일본은 결국 구금했던 선장을 풀어줬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일본의 중국 의존도 낮추기 정책에 있다. 일본은 90% 이상이었던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희토류 광산 개발과 대체 기술 연구 등으로 절반 정도로 낮춰 중국산 희토류의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또한 희토류 문제로 중국을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해 승리를 하면서 중국도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미지 제공= 오광진 특파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지난 달,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은 한국어를 포함하여 9개의 언어로 감사하다는 트윗을 남겼다. 2016년 대만의 방문객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만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 대비 2.4%가 늘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대만의 중국 관광객이 16.1%나 감소하고도 관광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이 취임하자 대만 관광을 완전히 제한했다. 총통의 취임 이후를 놓고 봤을 때, 전년 대비 중국인 관광객 수는 33%로 줄었고 대만의 관광 산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기에 이는 분명 큰 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대만이 중국의 제재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비자면제 조치 덕분이다. 작년 8월부터 1년 기한으로 태국에 대해 비자면제 조치를 취하며 태국인 관광객 수가 57.3% 증가했다. 태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던 대만 관광협회는 사무소를 늘려 한국 관광객 유치에 힘썼고, 일본을 대상으로 항공사와 호텔의 판촉도 확대되었다. 차이잉원 총통은 신남향 정책을 진행하며 경제 전반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중국의 악행은 유럽 국가도 불문하지 않고 이어졌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노르웨이산 연어에 대한 중국의 수입 금지 조치이다. 2010년,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 위원회에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상 수상자로 임명하자 중국은 비자면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연기, 그리고 연어 수입 금지령을 강행했다. 당시 노르웨이산 연어는 중국내 점유율이 92%에 달하였지만 2011년 이후 30%로 떨어졌다. 결국 노르웨이는 중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섰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재개할 것을 표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보복이 노르웨이에게 대단한 치명타는 아니었다. 노르웨이는 대응방안으로 유럽연합 국가들과 한국 등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했고 홍콩, 베트남 등을 통해 중국으로의 우회적인 수출을 시도했다. 게다가 본래 노르웨이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연어 수출액은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보복은 큰 리스크로 다가온다. 지난해 한국 수출의 25%, 외국인 관광객의 4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을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현명한 대응이 여느 때보다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선 나라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지단 국제부=4기 남희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