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여자고등학교에서 매일 아이들을 만나고, 국어에 관한 지식만이 아닌 인생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시는 이승엽 선생님의 말씀을 인터뷰를 통해 더 듣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최은지기자]
Q.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인천에 있는 연수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승엽입니다. 연수여고에 근무한 지는 올해로 6년째고요, 올해는 1학년과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선생님의 청소년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혹시 본인의 경험이 지금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있나요?
A. 청소년 시기에 일단 공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래저래 특별한 것을 많이 하려고,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사실 공부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고요. 공부에 큰 뜻이나 목표가 있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어쩔 때는 '왜 이런 과목을 배워야하지?', '이게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가 있나?' 이런 고민들을 많이 했죠. 물론 여러분도 많이 하는 고민일 거예요. 그 외에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좀 해보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남자니까 운동은 기본적으로 좋아했고, 친구들이랑 축구나 농구, 운동하는 것을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는 사립중학교, 남자 중학교를 나왔는데 어느 날 전학을 가게 되었어요. 그 때 남녀공학으로 보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서 남자 중학교를 다니다가 갑자기 옮기게 되었어요. 많은 여학생들과 교제를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죠. 그러면서 학생회장도 해보고 학생회 간부도 해보고 그러면서 많은 애들을 만나게 되고 하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해보았던 것 같아요. 사실 청소년 시기에 얼마나 대단한 경험을 할 수 있겠냐, 특별한 경험을 했겠냐, 할 수 있지만 그 때 경험을 지금 수업시간 아이들에게 얘기해주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만약 제가 공부만 하고 그냥 그런 경험 없이 학교와 집만 오고 갔다면 지금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별로 없겠죠. 그러나 그런 경험을 했기에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공부 못지않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런저런 경험을 좀 많이 해보라고 조언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그럼 그 때 많은 경험을 해보신 것이 수업시간과 더불어 인생에 전반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인가요?
A. 네. 책이나 보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이런 얘기를 듣잖아요. 경험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경험을 안 해본 사람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그 말이 많이 와 닿았거든요. 경험이 많아야 거기서 인생의 쓴맛, 단맛 다 경험해봐야 이렇다고 나름 정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그게 아니면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Q. 남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그렇게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선생님의 두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저축을 해서 성인이 되었을 때 통장으로 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일단은 개인적 경험이고요, 선생님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공부에 큰 뜻이 없었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한 번도 학원을 안 다니진 않았지만, 학원에서 공부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몇 번 없는 살림에 부모님이 학원을 보내주시기도 하였지만, 학원을 놀러 갔던 것 같고 공부는 안 했던 것 같아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나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공부는 언제 되었냐면 내가 책을 펴들고 내가 공부를 해야지 머릿속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학원에 가서도 결국 다시 내가 공부를 두 배 이상해야 했던 것 같고 그래서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것 같아요. 학원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물론 맞는 사람도 있겠죠. 근데 내 경험이 그랬어요. 그리고 너무 얽매이는 스케줄이 싫었고 내가 하고 싶을 때 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학교도 그런 시스템이잖아요,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이나 이런 게 문제점이 너무나 많고, 또 자녀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 주변에서 뭐 시키니까 따라가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학부모들이. 부모 입장에서도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 불안 심리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 안 되는 거죠. 사교육을 그렇게 시켜줄 만한 선생님 혼자의 수입으로 두 아이를 사교육을 사립 유치원, 사립 영어 유치원 이런 데를 보낼 능력이 안 되고, 그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봤을 때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 대학을 찾는 측면에서는, 선생님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꿈을 찾고 미래를 설계했던 곳은 학원이 아니었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고 책을 읽어보고 하면서 꿈을 찾아갔던 거니까. 나는 우리 아이들도 그런 탐색 기간이 충분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충분하기 위해서 당연히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학원을 다니면 시간이 없죠.
하루하루 그냥 반복되는 일상에 쫓겨 갈태고 그래서 여행을 하던 친구들을 만나서 경험하든 뭐 많은 경험을 통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그럼 이제 정작 찾았을 때 가장 필요한건 어쨌든 돈이에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집사람과 의논한건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았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을게 부모의 역할이지 않겠느냐, 그래서 학원을 보내지 않는 대신에 저축을 해서 , 그 돈을 꼭 2000만원이란 목표를 채우지는 않겠지만, 그에 상응하는 또는 그에 준하는 그 정도의 비용을 마련한 다음에 아이들에게 주고 그걸로 아이들이 선택하게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그런 애기를 주고 받았던 것 같네요.
여러분들을 보면 이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많은 아이들이 또 상담을 해보면 학원을 다니는데 원해서 다니는 아이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물론 부모의 협박도 있었을 태고 주변에 다니니까 나도 다녀야 될 것 같고 나만 안다니면 나만 뒤쳐질 것 같고 따라가야 될 것 같고 뭐 그런 걸 보다보니까 생각이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요.
최근에 또 다른 책이나 그런걸 봐도 미래는 학원에서 그런 주입식 암기식보다는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설계하고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쩌면 인생을 남들보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부모든지 자식이 행복하게 살아간다는데 막을 부모는 없잖아요 그렇죠?
기존의 부모님들은 기존까지 자기들이 살아온 나름의 방식으로 봤을 때 대학을 나오고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판단을 내리셨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그 길을 가라고 말씀하시는 건데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그런 세상하고 전혀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선생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얘기한 것이 여러분에게는 좀 충격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주변에 많은 동료선생님들이나 다른 분들은 이미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미래에 교육과 청소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주제들이 무겁네요, 하하. 미래의 교육과 정책은 지금과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지금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 전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부터가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학교에 오고 싶게 해야 될 것 같고요. 학교를 오고 싶게 하려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재밌고, 즐겁고, 삶에 의미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 교육은 그 누가 보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말할 수 없겠죠. 근데 바뀌었느냐 안 바뀌었느냐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학교에 오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올 것 같아요. 학교 오는 것이 재밌고 즐겁냐. 학교 와서 내 인생의 의미가 있어졌느냐 뭐 그렇게 물어봤을 때 아이들이 그렇다고 하면 교육은 바뀌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교육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선생님은 생각을 해서, 그럼 앞으로의 교육정책도 당연히 그렇게 아이들이 정말 말뿐만 아니라 허울뿐만이 아니라 진정 꿈과 어떤 자기의 삶의 의미, 즐거움,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러길 위해서는 투자가 이뤄져야 될 것이다, 정책적인 변화도 갖추어져야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최근에 또 보니까는 미국에 알튼스쿨인가, 이튼스쿨인가에 , 구글 창업자인 주커버그도 그 학교에 돈을 엄청 투자하던데, 그 학교는 학생 한명 한명에 따라서 교육과정을 엄청 다르게 하더라고요. 너는 뭘 좋아하니? 너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너는 춤을 좋아하고 , 그럼 이제 거기에 맞춰서 전문가를 데려와서 그 아이를 정말 그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그런다. 우리학교, 우리의 교육은 지금 그게 아니잖아요. 하나의 어떤 목표에 줄 세우기, 성적으로 등급을 메겨버리고 그 아이의 꿈이나 목표는 정말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일류대학교를 가는 것이 과제인 양 해버리는 현실이니까 -이게 지금 거의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나서 거의 60년 70년 넘게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교육정책이니까- 무늬만 겉표지만 계속 옷을 갈아입고 있지 속은 알맹이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니까, 정말 획기적으로 변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해요. 근데 지금 그런 변화의 물결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선생님은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 선생님이 제일 앞서간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다른 곳을 보면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변화를 이뤄내려고 노력하시고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게끔 스스로의 문제를 고민해볼 수 있게끔 그렇게 수업을 바꿔나가는 분도 계시고 그게 점진적으로 된다면 이제 변화의 물결이 점점 나아져서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봅니다.
Q. 현재 흔들리면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A. 선생님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넘게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학교 교육정책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미안했습니다. 모든 것을 바꾸기에도 부담스럽고, 또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해도 아이들이 과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의 연속이네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지 않고, 암담하고, 답답하고,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현실일지라도, 고등학교 생활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암흑 같아도 성인이 되고 나면 다양한 선택, 다양한 상황이 닥쳐올 거예요. 그 때부터 다른 경험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한다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음 먹은 대로만 잘 되는 현실이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분명 우리에게 또 다른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출발선이 주어질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고, 세상에 문제점이 많더라도 우리 같이 고민하면서, 손을 잡고 같이 나아갑시다.
평소 좋은 말씀을 많이 들려주셔서 개인적으로 존경했던 선생님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청소년 시기에 대한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의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게 되어 새로운 생각을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필자가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느낀 것 처럼 독자 분들에게도 선생님의 말씀이 잘 와닿았길, 또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최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