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에게 학업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교 능력을 기르는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여러 학생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교실의 환경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중 한 요소가 자리 배치이다. 자리 배치를 통해 어떤 학생은 자신으로부터 칠판이 가깝거나 혹은 먼 곳에 위치하게 됨으로써 수업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이런 교단에서부터 직선적인 위치에 대한 관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상 배열에 따라 면학 분위기와 심리적 거리가 형성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조사해 보았다.
보편적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책상을 두 개씩 짝을 지어 배열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팀워크 향상을 위해 4~5명씩 소그룹으로 나누어 수업을 듣거나,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토론식 책상 배열을 하기도 한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수업의 집중도와 성적 향상을 목적으로 시험 대형을 책상을 배열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시험 대형 책상 배열의 의도와 목적과는 다른 결과들이 있어 이를 취재해 보았다.
[이미지 제공 = 인천외고]
취재를 위해 본 기자가 소속된 인천외국어고등학교(이하 인천외고)의 청소년 임상심리 연구반과 함께 인천외고 1,2학년 재학생 535명을 설문조사하여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응답자의 65%이상의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는데, 그 이유로는 학기 초에 친구들과 교우 관계를 맺는 데에 어려움을 겪거나 친구들과 소통 단절 등으로 인해 사회적, 정서적 고립감을 느끼고, 심지어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는 답변이 많았다.
이외에 ‘수업 중 졸 때 깨워줄 친구가 없거나 수업 중 놓친 내용에 대해 물어볼 친구가 없다.’ ‘책을 안 가져 왔을 때 불편함이 있다.’ ‘책상과 책상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 칠판이 보이지 않는 자리가 많다.’ ‘오히려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교실 공간이 부족하다’ ‘멀어진 책상간의 거리로 친구와 말을 할 때 목소리가 커져 오히려 교실이 더 시끄럽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문제는 시험 대형의 책상 배열에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은 성적 하락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물론 성적 추이 자료를 일반화하기에는 표본 집단이 너무 적다는 한계점이 있기는 하지만,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면학 분위기와 성적 향상 목적도 중요하지만 학창시절에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거리와 상호관계에 따른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연구하여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나 교육시스템에 있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노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