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세림기자]
지난 1월 19일 개봉한 서예지, 김재욱 주연의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조용하게 개봉했던 이 작품은 '연탄가스 흡입 실연 논란'으로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배우 서예지 씨가 한 인터뷰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하며 "연탄가스를 실제로 마시고 연기했다."라고 말하며 논란은 시작되었다. 영화를 총괄했던 조창호 감독이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연탄가스를 실제로 흡입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배우들을 얼음 위에서 걷게 하고, 보통 안전을 위해 설탕을 사용하는 유리창이 깨지는 장면에서도 실제 유리조각을 섞어서 촬영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를 접한 사람들은 조창호 감독을 '자신의 예술혼에 미쳐 배우들 안전은 고려하지도 않는 미치광이 감독'이라 비난했다. 이로 인해 영화 '다른 길이 있다'의 평점은 '테러'를 당했고, 댓글도 감독을 질타하는 글로 도배가 됐다.
상황이 커지자 조창호 감독은 해명글을 올렸고, 배우 서예지, 김재욱 측도 "인터뷰를 하다보니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이 공격당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조창호 감독의 해명글에는 촬영을 하면서 강압적인 지시는 전혀 없었고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힘썼다는 내용과 함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배우들과 관객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미 마음을 돌린 후였고, 해명글을 올린 이후에도 '말로만 사과하면 끝이냐' 라며 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조창호 감독이 배우들의 안전을 최대한 생각했다 하더라도 몸에 유해한 연탄가스를 실제로 조금이라도 마시게 했다는 것은 큰 잘못이고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반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이런 감독이 만든 영화는 보면 안된다'라며 영화를 보지도 않은 채 평점을 테러했고, 촬영하며 고생했을 배우들의 노력을 감독의 잘못과 함께 짓밟으며 영화의 내용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 가운데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고 관람평을 남긴 소수의 관객들도 있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다른 무엇이 아닌 영화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영화는 예술이다. 이 예술을 더 아름답게 빛내 주는 배우들에게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안전과 인권이 보장되어야 연기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예술을 만들어 나가는 감독에게는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총괄자로서 배우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무작정 감독의 잘못을 비난하다가 영화의 예술성과 배우들의 고생까지 무시당한다면 그것은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이세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