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 =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백정현 기자]
당신은 아마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SNS에는 페미니스트들의 글이 도배되고,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페미니즘 관련 책은 베스트셀러의 사회면을 메우고 있다. 어느새 페미니즘이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페미니즘의 의미마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익숙하긴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단어인지 손에 잡히지 않으며, 다른 일부는 페미니즘이 좋은 걸 지향하는 것 같기는 한데 인터넷을 보니 페미니스트들을 비난하는 분위기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를 검색하면 가장 위에 뜨는 자동완성이 ‘페미니즘 뜻’, ‘페미니즘 의미’가 된 것이다.
페미니즘의 정의는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이다. 한마디로 양성평등을 지향하자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기득권인 남성보다는 여태껏 소외되었던 여성의 목소리에 힘을 부여하려는 운동이다.
여성은 수많은 시간 동안 크고 작게 억압받고, 차별받아왔다. 여아 낙태율이나 성폭력 피해자 성비 같은 심각한 수치 자료 없이도 그래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동생은 많이 먹으니 고기반찬을 양보하라던 할머니의 말로, 수학여행에서 여학생에게만 짧은 옷을 금지하던 방침으로,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장땡이라는 농담 같지 않은 농담으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여 기재한 기업 임금 표로, 맞벌이하시는 어머니에게 집에 제대로 된 반찬 없냐는 아버지의 짜증으로 말이다. 팝송에는 여성을 성적 소모품으로만 여기는 가사들이 수두룩하고, 가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나 소설에서의 여성은 자주 무력하고, 일을 망치고, 위기에 처하여 남자주인공이 구하러 오기만을 기다리는 무능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주제와 상관없이 여성의 성적인 부분만 이용한 광고나 대중가요는 이미 널리고 널렸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여성이 차별받지 않은 시간은 드물고, 사회는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깊은 가부장제의 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는 바뀌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페미니즘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그토록 거세게 들려오는 걸까?
오해는 페미니즘이 공론화되는 과정에서 있었다. 여성들이 부당함을 인지한 이래로 페미니스트들은 존재했고, 그들은 성차별의 심각성을 공론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목소리를 냈으나 아무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김치녀’, ‘된장녀’라는 말이 아무런 문제 없는 인터넷 용어로 쓰이던 시절, 한 커뮤니티에서는 ‘김치녀’, ‘된장녀’를 포함하여 여성을 비난하고 재단하던 어휘나 말 행동들을 모두 똑같이 되돌려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남성들은 분노했고, 그 커뮤니티는 공론화되었으며 그제야 페미니즘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페미니즘은 흔히 이 남성혐오 커뮤니티와 동일시되며 멸시받거나, 단지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비난받는다. 그들은 주로 페미니즘에 이상한 이미지를 부여하여 사람들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게 한다.
페미니즘은 그저 성별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일 뿐이다. 당신은 페미니즘에 거부감이 들거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는 것을 꺼리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페미니즘은 당연한 움직임이다. 지금, 이 급작스러운 관심과 논란은 그동안 억압받던 여성들에게 시선이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토대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정확히 알아, 이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백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