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6시 10분경 서울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 고가차도에서 빗물로 물받이가 선로 위로 떨어져 광운대역과 청량리역 사이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다. 열차 운행은 6시간 만에 재개되었으며, 이로 인해 출근길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다수의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헤드라인에 ‘서울 지하철 1호선’ 또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이 아닌 ‘1호선’으로 표기하였다. 일부는 역명을 기재하였으나, 이 경우도 특정 지역을 확인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주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박지훈기자]
더불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에서는 ‘1호선’이 올라와 몇 시간가량 그 자리를 유지했다.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에서 동일한 이슈에 대한 검색어를 묶어 제공하는 ‘이슈별 묶어보기’로도 해당 노선이 어느 지역의 지하철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1호선을 운행 중이다. 언론 기사와 포털 사이트에서 노출된 1호선으로 지방 광역시 주민들은 어느 지역의 1호선이 운행이 중단되었는지 기사 내용을 읽어가며 재차 확인해야만 했다.
이는 대표적인 언론에 의한 ‘서울 공화국’의 사례이다. 서울 공화국이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2020년 한반도 폭우 사태에 언론이 서울 공화국 현상을 강화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논란과 함께 언론의 지방 폭우 피해 홀대 보도 논란도 불거졌다. 7월 23일 부산 지역의 폭우 피해는 초기 YTN, 연합뉴스TV, KBS 등에서만 적게 보도되다가 지하차도 참사 관련 사망자 발생 후에야 다수 언론에서 속보로 방송되었다. 특히 KBS의 경우 부산 지역 폭우 당시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또한 8월 1일 이후 며칠간 남부 지방에서는 폭우가 끝나고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음에도 중부 지방의 폭우가 부각되어 방송되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짧은 포토뉴스로 다뤄지는 맨홀 역류 현상은 수도권에서 일어나자 뉴스의 한 코너로 만들어져 보도되기도 했다.
비수도권 거주민들은 이 같은 언론의 비수도권 홀대에 불만을 토로했다. 네이버 포스트 ‘데일리’는 뉴스에서 수도권 소식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지방에서 살아서 서러운 점으로 꼽았다. 세종시 지역 네이버 카페 ‘세종시닷컴’에는 폭우 사태에 서울 지역 피해가 지방 보다 부각되어 보도되는 것을 비판하는 글이 게시되었다. 이 밖에도 나무위키 등의 인터넷 백과사전에 이번 한반도 폭우 사태와 관련한 서울 공화국 현상을 지적하는 내용이 실렸다.
올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을 비롯해 다수의 통계 지표가 서울 공화국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공화국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6기 박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