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 생활 <한여름의 졸업식>
서양권에서는 주로 초가을에 새 학기를 시작하고 초여름에 학년을 마친다. 따라서 학교들은 빠르면 오월 중순에서 유월 말에는 Senior(고등학교 졸업 학년)들의 졸업으로 축제 분위기를 띤다. 미국에 졸업식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특색이 많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미국에서는 졸업식에서 각각 학생의 특색을 Senior Board를 통해 뚜렷이 나타낸다. 이는 각 학생을 위한 작은 전시회로 학생을 나타내는 공간이다. 대부분 삼각 포스터 보드에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 및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들로 채운다. 가족들이 졸업함과 동시에 완전히 자립한 성인으로 인식되는 졸업생을 위해 대신 꾸며주기도 한다. 모든 학생에게 주어진 작은 테이블 위를 학생들은 자신들이 갈 대학교 상징이 그려진 천으로 덮고 그 위에 액자, 고등학교 기간 동안 받은 상패, 의미 있는 물건 등을 올려놓는다. 또한 초콜릿과 방명록을 남겨 학생들 및 지인들은 각 학생의 공간을 방문해 짧은 글들을 남긴다.
[Senior Board,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조은아기자]
또한,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Senior Slide Show를 보여준다. 졸업반 학생들이 자신의 어렸을 때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대학 이름을 모두와 함께 나누는 순간이다. 사진들이 하나둘 나오면 학생들과 가족들은 추억을 회상하며 미소 짓는다. 형제자매와 함께 화목하게 정원에서 찍은 어릴 적 사진, 처음 악기를 시작했을 시절 사진, 엽기적인 사진 등에서 시작해 Senior Photo로 마무리된다. Senior Photo는 개인 화보처럼 현재 자신의 특색과 환한 인상을 남겨주는 대표 사진이다. 친한 친구가 사진을 잘 찍는다면 부탁을 하거나 전문 사진작가한테 의뢰해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을 아름답게 남기려는 문화이다.
학교마다 고등학교 사 년 내의 성적, 교내외 활동, 수상경력, 선생님들의 추천 등으로 평가하여 Salutatorian과 Valedictorian을 뽑는다. Valedictorian은 수석으로 졸업하는 학생으로 졸업반을 대표해 고별 연설을 한다. Salutatorian은 그다음으로 명예를 가지고 졸업하는 학생이다. 이들은 학창시절 모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을 법한 추억을 언급하기도 하고 앞으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됨을 격려한다.
한국에서는 대표들만 교장에게 직접 졸업장을 받지만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일일이 호명되어 무대 위에서 교장과 악수를 하고 졸업장을 받는다. 교가를 부르고 나면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온다. 모두가 셋, 둘, 하나의 카운트 다운을 마치면 학생들은 학사모를 하늘을 향해 던진다. 학사모가 다시 내려오는 순간부터 졸업반 학생들은 졸업생이 되어 더 큰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조은아기자]
졸업식은 하급생들의 방학보다 대략 일주일 일찍 이루어 지므로 동생이 있는 졸업생들은 혼자 집에 남아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쁜마음이 들면서도 어색해하기도 한다. 이들은 졸업을 기념하며 그동안의 수고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다시 한번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