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코로나19사태 속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요즘, ‘방콕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현재 대한민국 현실을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한 영화 ‘컨테이젼’이다. 영화 ‘컨테이젼’을 통해 우리는 전염병 확산이라는 한계 상황에 처한 인간의 공포와 불신, 혼란을 엿볼 수 있다.
맷 데이먼, 주드 로, 로렌스 피시번, 마리옹 코티아르, 귀네스 펠트로, 케이트 윈즐릿 등 역대급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11년 작 ‘컨테이젼’은 국내 개봉 당시 관객 수 20만 명이라는 초라한 흥행 성적을 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신종 바이러스가 예견된 재앙이었음을 암시하는 스토리로 인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기공식에 참가하고자 홍콩으로 출장 간 베스(귀네스 펠트로 분)는 귀국 비행기에서부터 마른 기침을 하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인구 330만 명이 사는 미국 미네소타의 집으로 돌아온 베스가 고열에 시달리는 사이, 그의 남편 토마스(맷 데이먼 분)가 발작을 일으키며 시달린다. 홍콩 카지노에서 베스와 스친 사람들 또한 세계 여러 대도시에 흩어져 급사한다. 각지에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사태의 심각성을 안 미국 질병통제센터장 엘리스 치버 박사(로렌스 피시번 분)는 베스가 사는 미네소타로 역학조사관 에린 미어스(케이트 윈즐릿 분)를 파견한다.
영화에 의하면 인간은 하루 평균 3,000번 정도 얼굴을 만진다고 한다. 우리는 손잡이, 수도꼭지,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셀 수 없이 자주 접촉한다. 코로나19는 야생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영화 속의 바이러스도 박쥐에서 중간 숙주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온다. 이러한 설정이 현재 코로나19와 너무나도 비슷하여 더욱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영화 ‘컨테이젼’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감염역학조사관 미어스는 앞장서서 감염자를 찾아내고, 감염자와 의심 환자를 격리 수용할 시설 구축에 앞장선다. 이 과정에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지만 채 2주를 넘기지 못하고 자신 또한 불가항력으로 감염되고 만다. 자신이 만든 격리시설에서 차가운 주검이 돼가는 순간에도 미어스의 직업의식은 빛을 발한다.
옆 병상 감염자에게 건네려 남은 힘을 다해 코트를 벗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모습을 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 의료진의 모습이 떠올랐다.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요즘, 집에서 영화 '컨테이젼'을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이소은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16기 이소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