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시작된 지 7개월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은 이전까지 당연히 누리던 삶의 행복을 상실한 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줄어들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물론 야외 활동을 적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들면 무기력한 감정이 고개를 든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우울을 해결할 좋은 방법을 찾고, 나아가 우울감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울에 대해 과학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우울을 뇌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거시적으로는 대뇌, 소뇌, 중뇌, 간뇌 등 여러 구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시적으로는 수많은 뉴런(신경세포)이 복잡하게 얽혀 만들어진 전기 회로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에 관여하는 회로들에는 뇌의 전기 회로들에는 앞으로 할 일들을 정리하는 계획 회로, 눈앞의 위험에 대처하는 공포 회로, 부정적인 감정을 담당하는 회로,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회로 등이 있다. 회로를 구성하는 뉴런들은 특별한 화학물질을 통해 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 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신경전달물질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어떠한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부족하거나 각각의 물질의 존재 비율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 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 우울증이 생긴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김다연기자]
우울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에는 세로토닌이 있다. 세로토닌은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부족할 경우 무기력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세로토닌을 분비는 햇볕을 쬘 때 촉진되기에 집에만 갇혀 있는 요즘에는 세로토닌 농도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면 마스크를 쓰더라도 밖으로 나가서 걸어보자. 특히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또한 촉진되기에 더욱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런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의 마음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막연한 불안감이다. 근거는 없지만 '이러다 코로나 걸리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의 방식은 지난 몇 개월 동안 굳어져 우리의 편도체(불안 회로를 담당하는 뇌의 구조)를 자극해 왔을 것이다. 편도체를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뇌의 영역인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있다. 현실적으로 그 불안이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막연한 불안인지 따져 보고 미래가 아니라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불안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의 부재 역시 우울증을 가속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람들과 함께하며 편안함과 애착을 느낄 때 우리 뇌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뉴런들이 세로토닌을 만들도록 자극하기에 편도체 등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는 우리 뇌의 회로를 진정시킬 수 있으며 옥시토신이 우울증을 예방하고 통증을 덜 느끼도록 하며 항우울제의 약효를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게다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면 동기 부여 회로를 자극하여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동기를 줄 수도 있다. 그러니 온라인으로라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유대감을 느껴보자. 게다가 옥시토신은 스킨십을 할 때도 분비되니 같이 사는 가족, 연인이 있다면 매일 아침, 저녁으로 서로 안아주는 것이 어떨까.
이렇게 코로나 블루를 벗어나는 여러 과학적인 방법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사실 이 방법들은 과학을 모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터득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들의 과학적인 근거를 알면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우울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것이므로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 코로나 블루로 인해 힘들다면 이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나온 방법들을 실천해보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16기 김다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