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 위치한 ‘블루레이크’라는 호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권혁빈기자]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남쪽으로 280km가량 떨어진 ‘이모토스키’라는 곳에는 ‘블루레이크’라는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호수는 싱크홀에 의해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의 호수로 이색적인 경치를 구경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은 유명 관광지이다. 거대한 지하동굴이 붕괴하여 생긴 곳이라 호수 주변의 지형이 매우 아름답다고 평가되며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호수이다. 특히 측정된 최대 수심이 114m였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현시점, 이 호수도 그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근래 유달리 건조했던 날씨 탓에 지난 겨울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았고 호수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호수의 물이 점차 줄어들더니 이달 초 물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호수의 수원(水原)은 북쪽에 인접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연결된 지하 관이지만 그 또한 건조해진 날씨 때문에 메말라 버렸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권혁빈기자]
호수가 말라버려서 우리는 지구 속 진귀한 자연경관 하나를 잃게 되었지만, 크로아티아 원주민들은 슬퍼하기보다는 오히려 신기한 마음으로 메마른 호수에서 축구 경기를 여는 그들의 전통을 이어 나갔다. 멀쩡하던 호수가 완전히 말라버리는 일이 매우 드물어 마른 호수 바닥에서 축구를 하는 특이한 전통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크로아티아 위크에 따르면 호수 바닥에서 처음으로 축구를 하게 된 시점은 1943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7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사례가 적다. 이는 호수가 완전히 말라버리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다.
수심 114m였던 호수 바닥에서 축구를 하다니 믿기는가? 얼마나 이색적일지 상상이 되는가? 갈라진 호수 바닥에서는 공이 더 통통 튀고 페널티 박스도 일반적인 사각형이 아닌 세모 모양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러한 크로아티아의 전통이 얼마나, 또 몇 번 이어지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호수가 말라버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구가 우리에게 괴롭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색적인 경험도 좋지만, 우리가 지구를 좀 더 지켜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16기 권혁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