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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하은지기자]
‘한국인들은 안경 끼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지 않나? 일본인들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것 같아.’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곳에서 우리는 이런 종류의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은 편견에 불과하지만, 다른 것들은 문화에 대해 위트 있는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계화가 이뤄진다고 해서 문화 또한 규범화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세계화의 영향을 받아 문화의 동질화가 이뤄지긴 하지만, 여전히 국가 간에는 유의미한 문화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는 걸까?
네덜란드의 사회 심리학자인 제라드 헨드릭 호프스테드는 문화적 차이가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학적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인류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관점을 취하는데, 인류학자들은 문화를 생존을 위해 채택한 방향으로 이해한다. 즉, 문화란 사람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의 총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적응 방식의 차이’에서 문화적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자 할 때, 우리는 그 문화의 기원을 찾기 위해 먼 과거까지 살펴봐야 한다.
‘생각의 지도’의 저자인 리처드 니스벳은 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중국과 그리스의 비교를 통해서 드러낸다. 우선 중국은 쌀 농사에 의존적인 국가인데, 여름에 집중되는 강수량과 넓은 평야가 농업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산 방식 하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쌀 생산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사람들 간의 협업이 중요해지게 되었고, 공동체 정신과 관련한 문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일본과 한국 등 농업 국가들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그리스는 이와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그리스는 중국과는 다르게 농업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갖고 있어, 주된 생산 방식은 수렵과 채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만큼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진 않았으며, 개개인의 결단력과 능력이 큰 가치를 갖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리스에서는 공동체 의식과 관련한 문화보다는 개개인 위주의 문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동양과 서양의 이런 생산 방식의 차이가 큰 차이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작가에 따르면 이 차이만으로도 동양과 서양은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갖게 되었다. 동양에서는 세계를 연속적 관념으로 이해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관련성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이와는 다르게 서양인들은 유기적인 연결성보다는 각 부분에 더 집중한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이런 차이를 ‘맥락(context)’라는 용어로 설명하고자 했는데, 그에 따르면 동양 문화는 관계를 중요시하는 고맥락 문화라면, 서양은 이와는 대조적인 저맥락 문화를 보인다고 한다.
이런 고맥락 문화와 저맥락 문화의 차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언어를 예시로 들자면, 한국어의 ‘눈치’란 단어는 영어에서 일대일로 대응하는 용어를 찾기가 어렵다. 주변 인들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신경 쓴다는 ‘눈치’는 고맥락 사회에서 이해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 코드의 차이점들은 대상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끼치는데, 소셜 미디어를 예시로 살펴보자.
우리는 흔히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화권 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9명의 인류학자들이 진행한 연구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인류학적 고찰(The Anthropology of Social Media)’에 따르면, 중국의 시골 동네에서는 오히려 페이스북이 사생활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가족의 유대 관계를 더욱 강조하는 중국의 시골 지역에서, 페이스북은 가족에게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장이 되었기 때문에 사생활을 알려준 매체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가족 관계에 대한 문화적 인식 차이가 페이스북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각의 지도’에서는 문화적 차이가 생겨난 이유, 그리고 이런 문화적 차이들과 관련한 여러 재미있는 사례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물론 문화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문화적 차이에 대한 고찰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줄 수 있다. 여유가 있을 때 한번쯤 이 책을 읽어 보며 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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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하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