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육상에 우사인 볼트가 있다면, 여자 육상에는 세메냐가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800m에서 2위와 무려 1초 21이나 차이나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금메달은 딴 선수는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육상영웅 캐스터 세메냐이다. 하지만 세메냐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기 때문에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성별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실제로 신체검사 실시 후 세메냐는 다른 여성 선수들과 비교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 3배 정도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사례들에 대한 방안으로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여성 종목 출전을 금지시키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근거 부족을 이유로 일시 정지 명령을 내렸다.
세메냐는 어떻게 성별 논란을 극복하고 이번 올림픽 육상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을까? 우선 세메냐는 생물학적 성 판별이 어려운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을 앓고 있다.
또한 성판별 검사 결과 그녀의 몸에서 난소와 자궁이 아닌 고환이 발견되었다. 내부 생식기는 남성의 특징을 지닌 것이 맞지만,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비뇨기과에서 근무하는 김건석 의사의 메디컬 칼럼에 의하면 세메냐의 신체 상태는 ‘남성가성반음양’의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남성가성반음양은 고환이 만들어졌지만 생식기를 만들 때 이상이 생겨 여성의 외부 생식기가 발달한 경우를 말한다. 많은 언론에서 세메냐를 양성자라고 표현했지만 난소와 정소를 모두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세메냐는 고환까지 만들어졌지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비정상이므로 생식기가 여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종적인 외음부 신체 상태가 중요시되어 세메냐는 의학적으로 여성으로 판정되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7기 박성우 기자]
여전히 논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여러 반박이 아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세메냐가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덕분에 근육량이나 운동능력에 있어서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테스토스테론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세메냐의 근육 발달은 남성 호르몬이 아닌 운동을 통한 노력의 산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이다. 또한 세메냐가 동료 여자 육상 선수와 결혼한 사실을 근거로 그녀에 성별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메냐는 의학적으로 여성일 뿐 아니라 스스로를 여성으로 생각하며 동성애 결혼을 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녀의 신체 상태가 아닌 성별 논란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금메달을 향한 세메냐의 피나는 노력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7기 박성우 기자]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