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기사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선거 결과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총 14명의 광역단체장을 탄생시켰고, 자유한국당은 2명의 광역단체장을 탄생시켰다. 무소속 후보도 1명 당선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참패이다.
압도적인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금껏 자유한국당이 해온 자충수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과 그래도 이 정도로 충격적인 결과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마지막 편인 이번 기사에서, 다소 충격적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의 이유와 정당별 총평을 내린다.
3-1 선거 결과의 요인은? -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정세
제19대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언제나 높은 편에 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선거를 며칠 앞둔 2018년 6월 1주 차에 72.3%(출처-리얼미터)를 기록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2018년 5월 5주 차에 52.2%(출처-리얼미터)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상당히 높은 지지율이다. 이에는 2018 남북 정상회담과 첫 번째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평화 무드가 조성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이에 따른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심리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합하면,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국민들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룬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지방선거에서 큰 지지를 보냈다고 정리할 수 있다.
3-2 선거 결과의 요인은? - 자유한국당
자충수
자유한국당의 몰락 원인은 한 단어로 표현 가능하다. ‘자충수’. 자충수란 바둑에서 상대에게 유리한 수를 두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흔히 본인의 행동이 되레 본인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금껏 치러왔던 대부분의 선거에서 보수 정당은 승리를 차지했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그 예다. 특히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둘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보수 정당은 강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왜이리 처참한 패배를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네거티브 전략’이 더 이상 국민에게 먹혀들지 않는 것에 있다. 지금까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은 유용한 도구였다. 특히 보수 정당이 색깔론과 종북몰이 등을 이용해 짭짤한 성과를 내왔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채택했다. 예를 들어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두고 홍준표 전 대표는 ‘김정은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은 위장 평화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을 두고 ‘평양올림픽’,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회주의 정부’, ‘공산주의 정부’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종북몰이를 했다. 이외에도 지역 비하 발언과 여론 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던 중 한나라당과 새누리당도 여론 조작을 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는 등 도저히 승리하지 못할 조건들만 스스로 만들어냈다.
또한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하지 않고, 오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내렸다.
이러한 자충수로 인해서, 젊은 유권자와 더불어 보수계 지지자들의 이탈을 만들어내며, TK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잃게 되었다.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실책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 피해를 자유한국당이 떠안았다는 평도 있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는 4대강과 자원 외교의 문제점, 박근혜 정부는 끝나지 않은 국정농단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이 보수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어 자유한국당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평이다.
4-1 정당별 총평 - 더불어민주당
가장 좋은 기회이자 가장 조심해야 할 위기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울·경과 보수의 영혼으로 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까지 빼앗았다. 지금껏 민주당계 정당이 선거에서 이만큼 큰 격차로 승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본인들의 영향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와 야당의 수많은 실책의 영향이 훨씬 더 크게 작용했음을 잊어선 안된다.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에서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앞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믿음과 지지에 대해 보답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표했다.
외부의 적이 사라지면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외부의 적인 자유한국당은 몰락했다.
약 한 달 뒤인 8월 25일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된다.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자리이다. 그러나 이런 전당대회에서 자칫하면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국민의 지지에 실망을 안기는 태도이다. 따라서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이때,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다면 이는 막대한 폭풍이 되어 더불어민주당을 덮쳐올 것이다.
또한 아직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 연루설이 새롭게 대두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1.7%(출처-리얼미터)로 급격히 떨어졌기에 앞으로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서 얼마만큼의 국정 수행을 보여줄 것인지에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운명이 달려있다.
4-2 정당별 총평 -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는 위기도 아니다. 역대 최악의 위기...돌파구는 있을까?
한마디로 망했다. 정말 처참하게 망해버렸다. 보수의 텃밭인 부·울·경과 보수의 영혼 구미까지 처참히 빼앗겼다. 어찌어찌 TK는 사수했지만 그 견고하던 TK마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다. 오히려 자초한 결과다.
선거 결과만 봐도 최악의 상황인데, 선거 외적으로 보면 더더욱 최악의 상황이다. 당 내부는 친박과 친홍 등 여러 계파로 분열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러 잠룡을 발견한 데 반해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잠룡을 여럿 잃어버렸다. 다음 선거를 대비할 만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 당을 살릴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잘못했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무릎을 꿇으며 국민께 용서를 구해도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촛불집회를 대비해 세운 계엄령의 계획이 들통나버렸다. 그 계엄령 계획에 현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루된 것이 포착되었다. 그동안의 과오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버렸다. 그것을 건지기에는 너무나 많다. 심지어 정의당보다 지지율이 낮아졌다(정의당 10.4%, 자유한국당 9.9% 출처-한국갤럽).
최대한 간추려서 적어보았다. 그게 이 정도 내용이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사람 중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걸?’ 그렇다. 생각보다, 어쩌면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지금까지 보수 정당은(현재보다는 비교도 안 되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면 당명을 바꾸고, 로고를 바꾸고, 의원 몇 명을 내쫓은 뒤 다시 정당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피 수혈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수 정당은 성향상 새로운, 젊은 피의 수혈이 꽤나 힘들다. 이번에 수혈한 젊은 피는 길환영 전 KBS 사장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김성태 원내대표의 의견처럼 당을 해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돌파구다. 애초에 엄청나게 나빠진 국민의 시선을 의원 몇 명의 탈당과 당명 변경 등으로는 바꿀 수 없다. 제대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처음부터 국민의 요구와 심리를 반영하여 전 세대에 골고루 지지받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은 잘못했다는 말뿐인 반성에는 속아주지 않는다. 그러기엔 국민의 정치의식이 크게 발전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재와 함께 처음부터 시작하는 모습으로 약 2년 뒤에 있을 제21대 총선과 약 4년 뒤에 있을 제20대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자유한국당과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는 없어진다.
4-3 정당별 총평 - 바른미래당
역시나 최악의 위기
예전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주제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때는 나름 긍정적인 전망을 했었다. 안철수 전 대표와 그를 비롯한 지도부의 무능이 이런 사태를 낳았다.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모두 한 명도 얻지 못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결국 바른미래당 또한 분열되어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약 40일 뒤인 9월 2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를 실시하는데 여기서 새로이 당선될 당 대표가 당을 살릴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그때까지 당이 존속한다는 전제를 한 이야기다.
4-4 정당별 총평 - 민주평화당
호남지역에서의 성과, 하지만 지역 정당의 한계점이 드러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이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하며 나름 괜찮다고 볼 수 있는 성과를 내긴 했으나, 호남지역에서만 당선자가 나왔기에 지역 정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분명하게 나타냈다.
향후 예상되는 바른미래당 탈당 의원들의 합류로 지역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5 정당별 총평 - 정의당
일부 의원의 인기로 먹고사는 정당, 최악의 위기에 처하다
광역비례대표 득표율 합산은 8.97%이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이어 광역의원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을 수 있는 수확은 얻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하면 노회찬, 심상정 등 인기 있는 의원의 이름값으로 얻은 수확이다. 스타 의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게다가 현재 드루킹 특검이 노회찬 의원과 관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제기했기에, 이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노회찬 의원뿐만 아니라 정의당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2018년 7월 23일 오전 9시 39분, 노회찬 의원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였다. 유서에는 드루킹측에게 금전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청탁의 의도는 아니었다고 적혀있었다.
이에 따라서 불명예스럽게 노회찬이라는 큰 기둥을 잃어버린 정의당이 향후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시선이 쏠린다.
지금까지 2018년 6월 13일에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분석했다.
거듭 얘기했듯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은 즉 야당의 몰락을 뜻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국가 운영과 편향되지 않은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도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 올바른 국정 운영을 해야 할 것이고, 참패한 야당은 앞으로는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 반성하는 태도와 함께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정리>
광역단체장 선거 : 더불어민주당 14석 / 자유한국당 2석 / 무소속 1석 (총 17석)
기초단체장 선거 : 더불어민주당 151석 / 자유한국당 53석 / 민주평화당 5석 / 무소속 17석 (총 226석)
광역의회의원 선거 : 더불어민주당 652석 / 자유한국당 137석 / 정의당 11석 / 바른미래당 5석 /민주평화당 3석 / 무소속 16석 (총 824석)
기초의회의원 선거 : 더불어민주당 1639석 / 자유한국당 1009석 / 민주평화당 49석 / 정의당 26석 / 바른미래당 21석 / 민중당 11석 / 무소속 171석 (총 2926석)
교육감 선거 : 진보 성향 14석 / 보수 성향 3석 (총 17석)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정민승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6기 정민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