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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가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전격적으로 취소 의사를 천명했다. 이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때의 일이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일이기도 해 전 세계에 더욱 큰 충격과 우려를 안겨주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반도 정세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같은 예상과는 달리 현재 북미 관계는 급속도로 호전되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정상회담 취소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북미 관계가 이토록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를 맡고 있는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 교수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공개적인 적대감과 극도의 분노를 회담 취소의 표면적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의제 조율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의제 조율 상의 충돌을 회담 취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었다.
동시에 문 교수는 만약 북한이 핵실험 강행과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하던 도중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상당히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었으나, 북한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국인 인질 석방 등 호의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당시의 시국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당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전문가들은 비단 문 교수뿐만이 아니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본질적으로 미국 내부 문제, 조율 부족 등 때문이고, 북한도 이런 이유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본인들의 필요와 간절함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또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는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포기를 받아내지 못하고 정상회담이 오히려 갈등을 확대시킬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취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북한은 회담 취소 선언 이후 9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을 통해서 회담 재개에 대한 유화적인 입장을 밝혔고 미국은 이에 화답했다. 이전의 북한의 태도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모습이다. 미국의 '승부수'가 하나의 성공적인 '외교 전략'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편 양국 정상은 회담을 이틀 앞두고 싱가포르에 도착해 오는 12일에 열릴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다.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길 기원해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7기 김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