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화장실의 날”로 올해 네 번째를 맞고 있다. 유엔은 2013년 11월 19일 처음으로 세계 화장실의 날을 선포했다. 명칭이 익숙지 않은 것은 '기념일'치고는 흔치 않은 이름인 데다가, 유엔이 기념일을 정한 지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엔이 세계 화장실의 날을 선포한 것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화장실 등 위생 시설 마련에 대한 주위를 환기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아직도 전 세계 24억 명의 사람들이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이들 중 10억 명의 사람들은 노상 배변을 한다. 노상 배변을 하는 사람들 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로,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등이다. 이에 UN에서는 개발도상국의 화장실 보급을 늘리고 위생적인 화장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1월 19일을 ‘세계 화장실의 날’로 제정하였다.
한국에서는 용변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화장실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용변을 볼 화장실이 없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나 된다. 사진은 울산 남구 삼산동 배수장을 시민들의 쉼터로 바뀐 삼산 유수지 쉼터 내 화장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노태인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전 세계 22개국에서 11억 명 이상이 풀숲이나 물속, 시궁창 같은 야외에서 화장실 문제를 해결한다. 화장실이 없으면 그들이 사는 곳의 물이 오염되는 것은 당연하다. 오염된 물과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배탈이 나고 설사를 한다. 설사는 탈수증과 영양실조로도 이어진다. 그렇게 설사와 연관된 병으로 사망하는 5세 미만의 영유아가 한 해 76만 명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들판으로 용변을 보러 갔다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고, 인도에서는 소녀가 노상 배변으로 인한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장실 위생 문제는 개발 측면에서 경제적 측면에서 인간 존엄의 측면에서 국제사회가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하는 문제다.
그러나 전 세계 화장실 위생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2015년 말까지 기본적인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의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화장실의 부족은 여전히 어린이 질병과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유니세프는 해마다 약 200만 명의 어린이가 식수 및 위생환경 개선을 통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폐렴이나 설사병 등의 질병으로 사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화장실이 부실한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성장저해를 겪는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보고서를 통해 주장해 충격을 주었다.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성장저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어린이들이 손이나 음식, 놀이터에서 놀다가 흙을 통해 묻은 인분이 체내에 들어감으로써 감염으로 내장에 심한 손상을 입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니세프의 주장이다. 인분 성분이 체내에 들어가 어린이들의 내장이 감염되거나 폭탄을 맞는 것처럼 충격을 받게 되면 소화 장애가 일어나고 음식을 먹더라도 양질의 성분과 좋은 단백질을 흡수할 수 없게 된다고 것이 유니세프의 설명이다. 그동안 위생상태가 불량한 경우에 어린이들에게 설사나 장염 등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왔지만, 그것이 영양실조와 장기적인 성장 장애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유엔아동기금은 2015년 11월 19일 발표한 보고서 "영양실조 개선 효과를 위한 수질, 위생상태 개선 "을 통해 아직도 세계 인구 중 24억 명은 화장실이 없으며 9억 4,600만 명은 야외공간에서 해결하고 매년 5세 이하 어린이들의 설사 발병 건수가 17억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 세계 11억의 사람에게 위생적인 화장실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들 스스로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그들 스스로 움직일 때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노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