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라는 키워드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모든 것을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살던 날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힌 지 오래. 코로나는 우리 모두의 삶을 제한시켰고, 또 우리는 그에 적응하려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더욱 큰 피해를 본 특정 집단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자영업자, 고3 수험생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들에 비해 월등히 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상처는 이들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중3' 즉 예비 고1 들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중학교 3학년은 엄연한 '입시생'이다. 고등학교 3학년과는 체감되는 무게감이 다르지만, 어쨌든 그들은 큰 변화를 준비하는 시기에 있는 학생들이다. 특히, 특목고 자사고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코로나는 '예측불허한 입시'를 탄생시킨 원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과학고, 외고, 국제고, 전국형 자사고 등의 특목고와 자사고들은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지역별로, 학교별로 천차만별이었다. 면접을 강행하는 학교도, 서류평가로 대체하는 학교도, 추첨으로 대체하는 학교도 존재했다.
예를 들어, 동탄국제고는 '현장에서 영상을 녹화하는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올해 동탄국제고의 경쟁률은 작년에 비해 오히려 상승했다. 다른 외고와 국제고들이 대부분 경쟁률이 폭락한 것에 비해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는 동탄국제고가 면접을 강행하겠다는 발표에 의한 결과로 해석된다.
서류평가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서류'이다. 자기소개서는 대필의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으며,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봉사 시간과 학급 임원 경력' 이러한 것들이 많다고 우수한 학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풍부한 활동' 학생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학교에 의한 차이도 크다. 심지어 고등학교와 다르게, 중학교는 대부분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반강제적으로 배정된다.
추첨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그간 학생들의 노력과 눈물, 열정을 모두 무시하고 오직 운으로 당락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합격을 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처럼 선발 방식의 차이는 많은 학생에게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였다. '내가 가고 싶은 학교'보다는, '내가 갈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6기 문청현기자]
'예측불허의 입시'는 비단 학생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비극이 아니다. 사회, 국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학교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권리가 있다. 학생이 우수한 학교를 선택할 권리 역시 존재한다.
물론 학교의 자율성은 보장된다. 코로나 시국에 현장 면접을 강행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학교별로 천차만별인 '비상시 입시 방식'은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정성'과 '상식'을 가장 큰 잣대로 삼은 후 말이다.
대입의 시작은 고등학교 선택이다.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 고3 입시생에게 가려진 '중3 입시생' 그들의 상처의 크기는 고3 입시생에 비교될 바는 아닐 것이다. 다만 그들은 더 어리다. 사회가 말하는 '작은 상처', '경험'은 어린 그들의 가슴에는 '크나큰 상처', '실패'로 각인되었을 것이다. 사회와 어른들은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예측불허한 입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제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보다 더한 녀석이 없다고 우리는 단정할 수 없다. 미래의 중3들이 또 고3들에게 가려져 사회로부터 그들이 받은 상처를 멸시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6기 문청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