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8기 이수민기자]
독수리가 다시 날아올랐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0월 13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18 KBO 정규시즌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했다. 한화는 이 경기를 승리하면서 순위에 변동이 없이 3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SK와의 2위 경쟁에서 밀리고, 넥센이 상승세를 타면서 넥센과 3위 경쟁을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이어졌지만, 마침내 3위를 지켜내며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많은 해설위원과 전문가들이 예측한 5강에 들어갈 팀에 한화 이글스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한용덕 감독의 목표가 세대교체라는 점이었다. 세대교체 혹은 리빌딩 야구를 목표로 삼았다면, 당장의 높은 순위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화의 미래에 투자하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한화가 와일드카드전도 치르지 않는 3위에 안착하며 가을야구를 하게 되었다. 무엇이 독수리를 날게 했을까?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예상 밖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른바 '가성비'로 영입한 외인 타자 제라드 호잉에게 팀이 기대한 것은 견고한 외야 수비였다. 그러나 호잉은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생각보다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한화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외인 대박만으로는 11년간 가지 못했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는 없다.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은 한용덕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이다. 그의 선수 기용 방식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못 하면 빠지고 잘하면 뛴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베테랑 선수와 신인급 선수들을 구분하여 차별하지 않고 기회를 잘 살리는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었다. 물론 이 때문에 일부 베테랑 선수들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악착같이 달려들었고 그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생각보다 한화는 단점도 많았던 팀이다. 정근우, 김태균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졌고,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을 뒤집을 수 있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한화는 순위가 크게 하락하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거둔 좋은 성적이 팬들은 기대와 응원으로 화답했다. 한화 이글스는 72회의 홈 경기 동안 총 20회의 전석 매진을 이루었고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대 홈 관중을 달성했다. 부진했던 예년에 비해 홈으로 직관하러 오는 팬들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또한 한화 팬과의 인터뷰에서 "원래는 김혁민 선수를 응원했지만 요즘은 정은원, 김재영 선수처럼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 때문에 잊었다. 야구를 잘하니 잘생겨 보이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화의 암흑기를 지켰던 에이스를 잊을 만큼 지금의 한화는 팬들에게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 셈이다.
대전의 독수리가 다시 날아오르는 동안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1년 전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보았던 중·고등학생은 어느새 직장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회인이 되었다. 길었던 암흑기만큼 팬들의 행복감은 다른 팀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이 응원가는 더 이상 자기 위안을 삼는 노래가 아닌 행복에 겨워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8기 이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