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본에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 말에 일치하듯 지난 9월 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대한민국은 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첫 번째는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이었다. 준결승전에서 각각 태국과 중국에 패한 대한민국과 일본이 이번 대회 여자배구의 마지막 메달을 두고 경기를 치렀다. 1세트와 3세트는 대한민국이, 2세트는 일본이 경기를 이끌어갔다. 운명의 4세트, 먼저 앞서가던 나라는 대한민국이었다. 하지만 16:7부터 계속된 일본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23:23까지 만들어졌다. 이후 1분이 넘게 지속된 랠리 끝에 대한민국이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의 듀스 끝에 한국이 4세트를 가져가며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를 해 볼 것’이라는 대표팀의 목표는 이룰 수 없었지만, 일본에게 아시안게임 2연속 노메달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차해원 감독은 김연경(엑자시바시, 31)과 이효희(한국도로공사, 39) 포함 주전 선수들을 조별 예선과 8강에서 교체도 없이 기용하며 체력을 소진시켰다는 점이 4강 태국과의 경기서 확연히 드러났고, 경험 축적을 위해 대표팀에 승선했던 강소휘(GS칼텍스, 22)와 ‘고등학생 3인방’ 박은진(선명여고, 19)과 이주아(원곡고, 19), 정호영(선명여고, 18)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곧 있을 세계선수권에는 더욱 효율적인 엔트리 선발과 기용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리라 기대해본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8기 김하은기자]
두 번째는 야구였다. 야구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부터 있었던 ‘오지환(LG, 29)-박해민(삼성, 29)의 병역 혜택’과 관련된 여러 논란을 딛고 결국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3대 0 승리를 거두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양현종(KIA, 31)은 6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는 등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1회 말 안치홍(KIA, 29)의 2타점, 3회 말 박병호(넥센, 33)의 솔로 홈런이 터지며 금메달을 확신하였다. 한국야구는 이번 대회를 포함하여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번 대회 내내 1번 타자로 경기를 나서며 좋은 성적을 내주었던 이정후(넥센, 21)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딴 아버지 이종범(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49)과 함께 한국야구 사상 최초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금메달로도 이미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축하받지 못한 승리였다.
마지막은 남자 축구가 대미를 장식했다. 대한민국은 4강전에서 UAE를 꺾고 올라온 일본과 결승전을 치렀다. 한국은 와일드카드(3명의 24세 이상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는 제도)로 월드 스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27)과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 GK 조현우(대구, 28),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황의조(감바 오사카, 27)가 함께했지만 상대 일본은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외부 예측과는 달리 90분 동안 여러 번의 기회를 아깝게 놓치며 득점을 하지 못했다.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하였고, 연장 전반 3분 손흥민이 김민재(전북, 23)의 패스를 받고 돌파한 후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21)가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어 11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받은 황희찬(함부르크, 23)이 헤딩골로 쐐기를 박았다. 연장 후반 일본이 골을 기록하며 추격을 시도했지만 이를 견뎌낸 대표팀은 금메달을 획득하며 총 5회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최다 우승국이 되었다. 남자 축구 역시 ‘인맥 축구’라는 논란 속에 대회를 시작하였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국민들의 비난을 응원으로 바꿔내며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은 축구에 대한 계속된 관심을 갖게 하는데 충분했다. 대기록과 함께 얻은 군 면제는 선수들의 좋은 활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로 뛰는 선수들에게 ‘한일전’이란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특히나 이번 아시안게임 중 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기쁨이 두 배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9월 1일에 일어나며 사람들은 이날을 ‘9.1절’이라 부르고 있다. 물론 기쁘지만 이번 대회 일본이 전체 2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는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3위의 성적을 기록하였다. 이 기쁨에 취해 잊어버리지 말고 반드시 보완하여 다시 한번 일본을 꺾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8기 김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