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들어서, 우리의 먹거리는 3번이나 파동을 겪고 있다. 음식 파동은 1년에 한 번 일어나기 힘든, 그만큼 한 번 터지면 식품업계,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런데 올해 8월에 일어난 것만 살펴보자면 유럽산 수입 계란과 국내 유통 계란에서 간·콩팥등을 손상시키는 발암물질인 피프로닐(진드기 등의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이 잔류됐다는 논란이 난 살충제 계란 파동, 유럽산 햄과 소시지에서 E형간염을 일으키는 HEV 바이러스가 검출 됐던 소시지 파동, 그리고 하림 계열사의 닭고기가 기준치 6배 이상의 구충제 성분에 노출됐다는 닭고기 파동까지 가공육, 양계업 업계는 물론, 식약처와 소비자의 미래까지 걱정스러울 지경으로 사태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 기자는 과거에 일어났던 식품 파동을 재조명하며 과거의 일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지, 또 그걸 통해 지금 현재의 사태를 어떻게 현명히 대처를 하고 인식을 할까 하는 취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식품 파동인 ‘우지 라면 파동’ 사건을 취재해보았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그 전에 라면의 역사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1963년, 삼양식품 전 회장인 전종윤이 5만달러의 지원을 받고 일본 기업에게 라면 제조 기계와 기술을 전수받아 ‘삼양라면’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을 만들었다. 당시 가격은 100g당 10원이었는데, 처음에는 라면이라는 음식이 한 끼 식사로는 익숙하지 않았고 닭고기 베이스의 비린 맛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서 정부가 가뭄의 단비와 같은 밀가루 음식 보급 정책(혼분식 보급정책)을 펼치며 라면이 소비자들에게 보급됐고, 맛 역시 지금의 ‘매운 라면’으로 바뀌면서 ‘삼양라면’은 1980년대까지 농심과 오뚜기와 함께 라면업계의 메이저기업으로 우뚝 섰었다. 하지만 절정의 끝은 내리막길이 오듯이, 1989년 ‘삼양라면’은 물론 라면 업계를 뒤흔들 사건이 터진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이미지 제공=동아일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우지라면 파동’은 1962년에 식품위생법이 시행된 이래 최초의 식품 파동인데, 1989년 검찰 측이 삼양식품을 포함한 5개 기업에서 공업용으로 분류된 우지를 미국에서 수입해 마가린, 라면 등을 만들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삼양식품 대표를 포함한 간부 10명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이유는 제조과정에서 쓰인 우지가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산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는 윤활유에서나 쓰이는 수준이라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증거 조사를 위해 삼양식품의 모든 라면의 제조 원료를 조사했는데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런 파동이 벌어진 데에는 사실 ‘공업용’으로 판명이 난 미국산 우지는 소의 지방에서 짠 기름 중에서 2~3등급으로 판명이 난 것인데 우리나라는 2~3등급 우지는 과자와 같은 유탕처리 식품에 쓰이는 식용우지라고 판단하지만, 미국 기준으로는 숟가락으로 바로 떠먹을 수 있는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기름을 공업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난 것이다. 실제 일본의 라면 업체에서는 2~3등급 우지와 돼지기름(돈지)으로 라면을 튀겨서 제조를 한다. 정상적인 제조 과정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업용’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조사를 받은 ‘삼양식품’은 9년 뒤, 1997년 최종 무죄선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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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양식품’은 9년의 시간 동안 많은 손해를 봤는데 원래 60%의 업계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우지파동 이후 15%까지 떨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80년대부터는 ‘농심’이 ‘신라면’과 ‘안성탕면’, 그리고 ‘짜파게티’를 앞세워 ‘삼양’을 밀어내고 업계 1위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삼양식품’은 이 사건 이후로 다시는 1위로 올라갈 저력을 잃고 재기불능 상태에 몰렸고 이후 ‘오뚜기’가 새롭게 도약을 하면서 2013년 기준으로는 3위로 밀려났고, 2017년 현재는 3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의 선동과 언론의 왜곡, 잘못된 식품 정보와 인식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삼양식품’이라는 라면 업체를 몰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오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