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대한민국 청와대 홈페이지]
지난 20일 청와대는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토크쇼 형식의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회 ‘대한민국, 대한국민’을 진행했다. 250 명의 국민인수위원과 함께한 이 행사는 각 부처 장관 및 청와대 수석을 향한 국민인수위원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진 1부에 이어 일자리와 육아 문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듣는 2부로 마무리되었다. 그렇다면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었을까?
축하공연 및 행사 소개 후 본격적으로 진행한 1부에서는 ▷라오스에서의 30대 여성 관광객 실종사건 ▷불공정한 음원 수익 구조 ▷본인인증 시스템 ▷치안 행정 등 각종 사회문제에 관한 질문을 다루었다. 특히 강경화 현 외교부 장관은 관광객 실종사건에 대해 “라오스 당국에 수사를 독려하고, 우리 경찰수사관도 파견하는 제안을 했는데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변한 후 “현재 해외 안전 지킴이 센터 등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하였다. 또, 본인인증 시스템이 매우 불편하다는 의견에는 하승창 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 “현재 공인인증서, 액티브 X 등이 너무 굳어져 있는 상황이다. 한 번에 모든 걸 걷어낼 수 없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 후에 안정적으로 바꿔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국민인수위원이 제기한 현안들을 담은 영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등장으로 시작된 2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세요.’와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주세요.’의 두 가지 요구를 중점으로 진행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 “현재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이 설치되어 7월 통계가 표기 중이다. 작년 7월과 비교하여 고용률이 0.5% 증가했고, 이것은 지난 20년 동안 사상 최고 상승률이다.”라고 운을 뗀 후 “그러나 내용을 볼 때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청년 실업률은 0.1% 높아졌다. 고용은 늘었지만 50대 이상의 비정규직이 더 많아졌고, 청년 취업을 위한 일자리는 감소했다.”라며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시사했다.
곧이어 국민 세금을 일자리 만들기에 쓰는 것이 옳은 일이냐는 여론에는 “청년을 살리는 것은 소비를 늘리고, 그것은 곧 경제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다.국민 세금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면 당장은 효과가 있어 보여도 두고두고 세금이 나가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는데, 현재 청년 취업 연령층이 가장 많은 시기이지만 2020년 이후부터 5년마다 100만 명이 줄어든다. 또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여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몇 년만 극단의 대책을 마련하면, 그 뒤에는 세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라고 주장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의 효과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두 번째 질문인 육아 문제에 관해서는 “제 자식들도 엄두가 안 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처럼 계속 안 낳으면 어떻게 되겠나. 현재 노동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몇 년 지나면 총인구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대책을 마련하겠다. 근본적인 해법은 부모가 육아 분담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 아니겠나. 반드시 이루겠다.”라고 답하며, 그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국민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인사말로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그렇다면 이 행사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5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 소통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광화문 1번가’를 운영하였다. 7월 19일에 열린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는 ‘광화문 1번가’를 통해 16만여 건의 제안이 접수됐으며, 이번 100대 국정과제 선정이 최초로 국민 참여형으로 이루어졌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마무리 인사말로 직접 민주주의를 언급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번 대국민 보고회 또한 소통하는 정부(대통령)임을 보이려는 것이며 동시에 ‘광화문 1번가’의 연장으로 보인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부는 국민과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SNS 이용자들은 “시간이 너무 짧았다.”, “형식적인 느낌이 들었다.”라고 하며 아쉬움을 드러내거나, “코드 맞는 사람들 모아 놓고 대국민 보고라고 얘기하나?”라며 이번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야 3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쇼통’, ‘예능 쇼’, ‘천박한 오락프로그램’이라고 비꼬는 등 가장 중요한 현안들이 다뤄지지 않은 형식적인 행사라고 비난하는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광화문 1번지’와 같은 의견 수렴을 위한 플랫폼 상설화, 정기적인 국민과의 대화 행사 등을 추진해야 하며, 비로소 진정한 소통 정부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5기 서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