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1997년 이후 투표율 최고기록을 세운 대선에 청소년은 없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던 몇 달간의 촛불 집회에 수많은 청소년은 교복을 입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대선이 이루어지자 청소년들은 투표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청소년들은 대선 청소년 모의투표를 진행하며 청소년의 투표권을 주장했다. 이 투표에는 청소년 총 51,715명이 참여했다.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모의투표의 개표결과 2위가 심상정, 5위가 홍준표였다. 청소년을 제외했던 대선 개표결과와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최유진기자]
현재 18세의 투표권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영국은 지난 EU 탈퇴 투표 당시 18세 청소년들도 투표할 수 있었고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 투표 때는 16세 청소년들도 투표권을 부여받았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기로 알려진 일본 또한 지난 2015년 법률 개정을 통하여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었다.
미국의 18세 청소년 참정권 부여 사례를 보자면, 베트남 전쟁 당시에 청소년들은 전쟁에 나가 싸웠지만, 투표권은 받을 수 없었다. 그러자 청소년들은 “old enough to fight, old enough to vote" 이라며 투표권을 주장했다. 그 당시 미국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했던 상황을 반성하며 헌법을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수정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우리의 아픈 수많은 전쟁과 일제강점기 속에서 청소년들은 운동가로서 활동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18세들은 국가로부터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한 ‘세계에서 가장 미숙한 아이들'로 평가절하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 속 청소년의 운동참여사례를 보아 대한민국의 18세 청소년들의 참정권이 보장받지 못할 이유는 미국의 사례 및 전 200개국의 대부분의 경우를 바탕으로 보아 찾기 어렵다.
사실, 1990년대부터 모의투표에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18살 선거권'을 공론화해왔다. 또한, 최근 2017년 5월 9일에도 200명 규모의 청소년들은 광화문에 나와 “청소년을 배제한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시위에 나섰다. 이들 교육공동체 나다, 민주청소년연대 등 청소년단체들은 ‘18살 선거권’, ‘나이와 관계없이 정당가입 과 선거운동 등의 정치적 자유 보장’, ‘표현·집회의 자유 억압하는 학칙 폐지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러한 운동들에 지난 박 대통령 정권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투표권 연령 하향 조정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새누리당에서는 여러 이유를 들어가며 청소년들의 참정권의 발목을 잡아 왔다. 18세 청소년들은 군대, 운전, 세금에서 면제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청소년들의 오랜 물음에 기성 정치권은 “학생은 미성숙한 존재이며 학교는 정치의 무풍지대”라는 미성숙한 대답뿐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국 단위 선거는 18세, 일부 도시에서는 16세에게까지도 주민투표나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 외 다른 나라들의 청소년들도 이미 참정권을 손에 넣었지만 어떤 국가에서도 이 때문에 학교가 정치판이 되어 교육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1965년 베트남전 중이던 미국의 중서부 아이오와 주 데모인의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은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의미로 검은색 완장을 차고 등교하기로 했다. 이를 눈치챈 교장은 학교 내에서는 어떤 학생도 정치적 의미를 담은 완장을 할 수 없다며 억압했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이는 표현 자유이며 학교라는 이유로, 학생이라는 이유로 제한할 수 없다며 학생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이 상황 후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학교를 사상의 무풍지대가 아닌 각종 생각을 교환하며 교육받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더 좋다고 밝혔다. 이 당시 학생들의 나이는 13세, 15세, 16세였다. 이것은 미국에서 1965년에 이루어졌던 일이며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여전히 2017년에도 자신들의 권리를 울부짖고 있다.
19대 대선 이후 정권이 교체된 지금, 현 정부에게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목소리를 높이며 권리와 자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최유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