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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거침없는 언행과 태도로 사회 각계에서 많은 논란을 산 인물이다. 특히 할리우드의 많은 스타는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그의 출마 직후부터 지금까지 삐걱거리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와 미국 연예계의 불편한 관계는 취임식에서 잘 드러났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르게 진행된다. 선서를 포함한 본 행사는 경건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취임식 앞뒤로는 초청을 받은 유명 가수들이 공연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첫 취임식 공연에서는 비욘세 등 당시 인기의 절정을 찍고 있던 가수들이 공연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의 취임식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의 초청을 받은 샬럿 처치, 엘튼 존 등의 가수들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를 거절했고, 본래 초대에 응하기로 했던 제니퍼 홀리데이 역시 팬들의 원성이 쏟아진 후 공연을 취소했다. 특히, 흑인 여가수 레이철 퍼거슨은 1950년대 흑인들에게 행해졌던 집단 폭력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곡 "Strange Fruit"을 취임식에서 부르게 해준다면 무대에 서겠다며, 인종차별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그의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유명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 역시 골든 글로브 평생 공로상 수상식에서 그의 반이민 정서를 비판하며 '만약 모든 외국인과 이민자들을 이 나라에서 쫓아낸다면, 결국 볼거리라곤 미식축구와 격투기밖에 없을 것이다. 할리우드는 그들 (외국인과 이민자)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혀, 당시 시상식 자리에 있던 많은 배우의 공감을 얻었다.
이 외에도, 대선 직후, 뮤지컬 '해밀턴'의 배우들은 공연이 끝난 뒤 객석에 앉아 있던 부통령 마이크 펜스에게 '우리 - 이 나라의 다양한 시민들 - 은 당신의 정부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지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 우리의 공연이 당신이 미국의 가치와 우리 모두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주었기를 바란다' 고 그에게 충고를 건넸다. '해밀턴'은 미국의 국부(國父) 중 하나로 불리는 알렉센더 해밀턴의 일대기를 다루는데, 다양한 인종의 배우와 랩과 역사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2016년 토니상을 휩쓸었다. 뮤지컬의 총감독이자 주인공 알렉산더 해밀턴 역을 맡은 린 마누엘 미란다는 대선 당시 공개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바 있다.
트럼프는 그를 비판하는 연예계 인사들에게 반박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메릴 스트립을 '과대평가된 배우' 라 칭했고, 뮤지컬 '해밀턴' 역시 '매우 과대평가된 공연' 이라 부르며 마이크 펜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취임식 초청을 거절한 가수들에 대해서는 자신은 그런 'A 급 연예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전혀 아쉽지 않다고 밝혔다.
앞으로 트럼프는 최소 4년, 최대 8년 더 백악관에 있게 된다. 그의 행동과 언행, 정책을 보았을 때, 그와 할리우드의 관계가 호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4기 장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