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에 숨겨진 아동노동 착취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는 빈곤과 가난을 못 이겨 노동현장으로 내몰리는 아동들이 많다.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하며 미래를 꿈꾸어야 할 아동들이 정당한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노동현장에서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동노동이란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나는 것을 방해하는 노동 형태로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아동 노동을 구체적으로 11살까지의 어린이가 행하는 모든 경제활동, 12살에서 14살의 어린이가 행하는 제138호 조약에 기초해 인정되는 가볍고 쉬운 노동을 제외한 모든 경제 활동, 15~17살의 어린이가 행하는 위험한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 활동, 18살 미만의 어린이가 행하는 가혹한 형태의 어린이 노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이 타오르는 태양 아래서 카카오 열매를 따고 있다. 아이들은 기억도 나지 않은 어린 나이부터 농장에 갇혀 일하고 하루 2달러(약 2200원) 미만을 받는다. 이마저도 못 받는 아이들이 많다. 아동을 납치하거나 사고파는 일도 벌어진다.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어린이가 극도로 열악한 환경의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네팔과 방글라데시는 아동 노동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네팔 노동부의 2008년 실태 조사를 보면 5∼17세 아동의 40.4%인 31만4천여명이 노동을 한다. 이중 19.7%인 6만2천여명은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직종에서 일하거나, 착취·폭력에 노출됐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인도네시아 50만 곳의 상당수 담배농장에서 어린이 복지·인권문제가 드러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10살 안팎의 어린이들이 니코틴 중독 등의 위협을 무릅쓰고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인도네시아 50만 곳의 상당수 담배농장에서 어린이 복지·인권문제가 드러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132명의 어린이를 비롯해 227명의 인부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10살 안팎의 어린이들이 니코틴 중독 등의 위협을 무릅쓰고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15세 미만 노동자의 담배 농장 근로를 금지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담배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데다, 국가 재원의 10% 이상을 담배 관련 세금으로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인도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흡연인구가 많다.
최근에는 시리아 난민 아동의 노동 착취가 문제되고 있다. 빈곤과 내전을 피해 터키로 피란간 난민들이 의류 공장에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가격에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 터키에는 중국, 캄보디아, 방글라데시와 더불어서 의류 공장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시리아 내전을 피해서 난민들이 터키로 모여들면서 의류 공장의 난민 노동 착취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리아 난민들은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한다. 또 난민 아동들은 농장이나 공장 등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 국제법상 12살 이하는 일하면 안 되나 이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아동노동이 쉽게 근절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가 교육, 소득, 관습 등 지역의 복합적인 요인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정부기구(NGO)는 아동노동이 심각한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인식제고 교육, 야간학교 운영 및 비정규 교과과정 지원, 지역 주민 소득 증대 활동 등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복합적인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강 지역에서는 인신매매 피해 아동과 취약 아동 대상으로 예방 및 보호 사업을 실행하며 정책 옹호 활동을 하고 있다. 더디고 느릴지라도 아동노동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만이 아동들을 노동으로 해방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016년 9월 19일 발표된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아동 중 아동노동에 종사하는 아동이 2000년 246만 명에서 168만 명으로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들 중 절반 이상인 85만의 명의 어린이들이,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고 있다. 아시아와 태평양도 여전히 가장 큰 숫자(거의 78만명 또는 아동인구의 9.3%)있고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59만 명으로 아동인구의 21% 넘게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아동노동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동노동근절을 위한" Red card to child Labour" 캠패인과 SNS용 홍보 쉐어카드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노태인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3, 4차 심의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으로 고용되는 아동의 수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2010년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 조사 결과, 아동연예인 103명 중 35.9%가 하루 8시간 이상 활동했고, 매주 반나절 이상 수업에 빠진 경험이 있는 경우도 47.6%였다고 한다. 또한 청소년 성매매를 ‘성착취’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성매매 아동·청소년은 학대 피해자로서 보호와 지원의 복지적 관점으로 다뤄야 한다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3)에서 발표했다. 열악한 아르바이트 환경, 친절하지 않은 어른,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미디어와 휴대전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동 착취의 민낯이 드리우고 있다. 아동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이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근본적인 제도를 마련해 아동친화적 사회 안전망을 든든하게 만드는 노력이 간절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노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