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 생활 <학생들이 만드는 졸업앨범>
*이 시리즈는 미국 고등학교 생활에 관한 다양한 방면에 관해 설명하는 기사입니다. 미국은 주마다 교육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 기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쓰인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새 학년이된 지 엊그제 같은데 초중고의 졸업 학년들은 벌써 여름 졸업사진을 찍을 준비를 한다. 각자 개성 있게 꾸미고 사진을 찍기로 유명한 의정부고와 같이 색다른 졸업사진을 찍기 시작한 학교들도 있다. 한국에서는 사진사분들이 수학여행을 비롯한 교내 행사의 추억을 사진으로 앨범에 남긴다면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졸업앨범을 만든다.
고등학교에서는 특활 시간에 Yearbook(졸업 앨범을 만드는 반)을 수강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일 년 동안 자신이 책임질 학년 및 운동 등을 배정받는다. 학년별 Candid(일부로 자세를 취한 사진이 아닌 학교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담긴 사진), 견학, 행사, 연극, 미술, 음악회, 등 모든 사진을 학생들이 찍는다. 만약 야구를 맡았으면 야구부의 경기 때 사진을 찍고 졸업앨범을 꾸미는 것이다. 한해의 앨범의 Editor(편집장) 또한 학생이 맡는다. 편집장은 앨범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의 모든 템플릿을 디자인하고 일 년 동안 다른 학생들이 맡은 페이지에 사진을 잘 채워 넣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편집장은 한 해의 주제를 정해서 그에 따른 특색있는 앨범을 만든다. 졸업앨범 출판사 직원과 자주 만나 졸업앨범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 등을 상의하기도 한다.
[이어북 템플릿,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조은아기자]
미국의 졸업앨범은 졸업생뿐만 아니라 학교의 모든 학년이 살 수 있다. Yearbook이라는 단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모두의 추억이 담긴 한해의 사진첩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선배들의 사진들을 통해 다음 학년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후배들의 사진에서는 작년의 일을 회상하기도 한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매년 사진첩을 구매해서 한 학생의 성장 과정을 볼 기회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가격에 상관하지 않고 사진첩을 소장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름과 학생을 대표하는 이모티콘(악기 및 운동 문양)을 새겨서 주문해 사진첩을 개인에게 맞춤화를 하기도 한다.
개인의 특성을 중요시하는 나라인 미국의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졸업생들이 한 장 분량의 개인 페이지를 꾸민다. 자신들이 진학할 대학명, 어렸을 때 사진, 현재 사진, 글귀 등을 남겨 고등학교 생활을 추억하며 마무리 짓는 것이다. 또한, 롤링페이퍼를 쓰듯이 앨범을 받은 후 친구들끼리 짧은 편지를 남기기도 한다.
오늘도 이어북 학생들은 학생들의,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사진첩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해의 추억들을 기록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4기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