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정수민기자]
지난 5월 말, 남양주에 위치한 S 수상스키장에 두 마리의 제비가 날아와 천정에 달린 형광등 위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20일 정도가 지난 후, 제비 둥지에서 세 개의 알이 부화하였고, 그 후로 3~4일 후 나머지 알이 깨지고 두 마리의 새끼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6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새끼들은 눈이 아직 돌출되지 않은 상태였고, 막이 덮여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어미가 꾸준히 먹이를 물어오면, 새끼들은 입을 쫙쫙 벌리며 열심히 먹이를 삼켰다. 6월 말이 가까워오자, 새끼들은 몸에 털이 조금씩 삐죽거리며 나오기 시작했고, 작은 눈동자가 보이게 눈을 떴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더 힘차게 둥지 밖으로 몸을 내밀며 입을 벌려 어미의 먹이를 한 번이라도 더 먹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확실히 하루라도 더 빨리 나온 새끼의 힘이 더 강해 보인다. 제비는 하루에 400번 이상의 먹이를 물어다 준다고 하는데, 새벽 5시경부터 어두워질 저녁 8시 정도까지 어미는 쉬지 않고 먹이 사냥을 하고 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바쳤다.
새끼들의 몸집이 더 커질수록 물어오는 먹잇감도 더 커졌다. 한 번은 고추잠자리를 물어와 새끼 입에 넣는 모습도 관찰이 되었다. 7월 초, 새끼들의 모습에 변화가 또 일어났다. 얼굴 색깔이 붉어졌다. 그리고 몸에 깃털이 제법 덮여 진한 검은 색상을 띄웠다. 새끼들은 옹기종기 작은 둥지에 앉아 얼굴을 빼꼼히 내민다. 7월 둘째 주 경, 둥지 안이 좁은지 제법 몸집이 커진 새끼들은 둥지 가장자리에 앉는다. 그러다가 자칫 떨어질 뻔했을 때에는 발로 둥지를 꽉 붙들고 날갯짓을 펄럭이며 떨어지려는 순간을 모면한다.
7월 11일, 그동안 둥지에서 연습한 날갯짓으로 드디어 하늘로 날기 시작했다. 그러나 멀리는 가지 않고, 둥지 근처에 있는 긴 줄 위에 엄마 아빠와 함께 식구들이 나란히 앉아 있는다.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종일 그곳에서 놀며 즐기다가 저녁 7시경 즈음 다시 둥지로 들어가 밤을 보낸다. 둥지가 이제는 많이 좁아진 탓에 새끼들은 몸을 서로 포개어 자는데 어미도 끝까지 그들을 지키느라 새끼들 위에서 잠을 잔다.
7월 14일, 이 제비 가족 외에 다른 가족이 놀러 왔다. 그 날 그들은 무슨 회의라고 한 마냥 다음 날 7월 15일, 더 이상의 제비 가족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밤에도 그동안 지내왔던 둥지의 모습은 그냥 텅 빈 모습이었을 뿐이다. 제비들은 한곳에 모여 다 같이 떠난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알 수 없는 제비들만의 계획은 정말 철두철미했다.
이렇게 한 달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새로운 제비 가족이 탄생되었고, 긴 여정을 위해 그들은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
제비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강남으로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여름 철새이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 나올 정도로 예전에는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새이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쉽게 제비를 찾을 수 없다. 인간과 공존하며 사는 새이기 때문에 처마를 찾아다니며 집을 짓는 이들에게 높은 빌딩과 환경오염은 치명적일 것이다. 우리가 조금 더 눈을 뜨고 인식을 개선하여 이 세상이 인간들에게만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6기 정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