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slum)'은 유엔이 정의한 '삶의 질이 낮으며 오염되어 있는 쇠락한 도시, 또는 도시의 한 지역'을 의미하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대도시가 등장함에 따라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달동네, 뉴욕의 할렘 지역, 인도의 다라비 마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가난한 지역에서 빈민가 사람들의 실생활을 직접 경험하는 관광 상품도 개발되었는데, 이것을 '슬럼 투어리즘'이라고 하고, 이색 여행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0기 이채빈기자]
슬럼 투어리즘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찬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먼저 슬럼 투어리즘의 확대를 찬성하는 측은, 슬럼 투어가 사회적으로 배척되고 소외된 빈민가에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가난에 대한 편견을 완화해 주고 빈민가 주민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 현지의 경제 발전과 주민들의 자생 기반을 형성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다라비 슬럼 투어 여행사 '리얼리티 투어'에서는 슬럼 투어로 벌어들인 수익의 80%를 다라비 마을의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한다. 게다가, 대표적인 슬럼인 인도의 다라비 마을에서는 플라스틱 재생, 봉제, 도자기, 베이커리, 가죽 제작 등의 생산적인 산업들과 경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슬럼의 긍정적인 운영 사례를 예로 들어 슬럼 투어리즘이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슬럼 투어를 경험한 관광객들은 생각보다 주민들의 생활이 넉넉함에 놀랐고 주민들이 참 인심 좋고 친절하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슬럼 투어리즘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슬럼 투어리즘 확대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빈민가 주민들의 삶을 느끼기는커녕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짧은 여행과 체험을 통해서는 주민들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없을뿐더러, 가난한 빈민가 주민들을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구경거리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게 주된 근거이다. 그리고 '슬럼'이라는 이름 자체가 빈민가에 사는 자신들이 아닌 외부로부터 만들어진 명칭이며 이는 주민들로 하여금 아무리 노력해도 '슬럼'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인식에 사로잡히게 하고, 이는 주민들에게 소외감과 박탈감을 안겨주는 낙인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진정 빈민가를 돕고 싶으면 기부를 하라'며 슬럼 투어리즘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찬성측 의견을 반박하였다.
슬럼 투어리즘에 대한 찬반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슬럼 투어리즘의 올바른 활용 방향에 대해 세계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10기 이채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