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가졌을 때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기가 싫었어요.” 두 아이를 가진 30대 직장인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황규현기자]
대중교통 이용 시 보게 되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분홍색 커버의 임산부 배려석이다. 임산부의 편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2013년도 서울시에서부터 도입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게 되면 임산부는커녕 다양한 연령층의 남성이나 노인 여성, 학생들이 앉아있기 일쑤다. 배가 부른 임산부도 배려받지 못하지만 임신 초기의 배가 부르지 않은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더더욱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SNS, 온라인 커뮤니티, 대한민국 청원글에서는 배려받지 못하는 임산부, 특히 임신 초기의 임산부를 위해 임산부 배려석을 임산부석으로 지정하고 항상 비워놓자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한 30대 직장인은 “첫째를 가졌을 때는 항상 임산부 배려석에 누군가가 앉아있어서 나와달라고 말하기가 난처하더라고요. 그래서 서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둘째를 가졌을 때는 아예 임산부 배려석에 앉기가 싫었어요. 사실 분홍색 커버가 씌워진 그 자리가 임산부들에게는 좀 부담스럽거든요. 눈에 딱 띄는 자리에 앉기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아요.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고요.”라며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임산부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임산부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또한 학생 A양은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SNS를 통해 초기 임산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배려를 못 받는다는 글을 많이 보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임산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돼요. 저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라며 사람들의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작은 곰돌이 인형을 놓거나 곳곳의 지하철역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여 임산부 배려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고 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임산부 배려를 위한 여러 활동을 실시하고, 그를 통하여 시민들의 배려 의식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황규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