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발달로 생겨난 대중매체의 큰 변화는 바로 '정보 공유의 양방향성'이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같은 미디어는 한쪽 방향으로의 정보 전달이 주목적이었다면, 요즘은 누구나 뉴 미디어를 통해 상호 간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정보의 전문성이 약해지고,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오보, 루머등의 불확실한 정보들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나 실제 뉴스와 유사한 구조와 양식을 갖춰 국민들을 혼란 속으로 내모는 가짜뉴스는 근래 들어 가장 떠오르는 사회문제이다. 최근 2018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가짜뉴스에 따른 피해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루머같은 경우에는 검색 등과 같은 간단한 팩트체크나 기본적 지식만으로 진위를 가려낼 수 있으나 가짜뉴스의 경우 그 모습이 뉴스의 형식과 흡사해 소비자들에게 진위구별을 어렵게 하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가짜뉴스는 일명 'Fake News'라고 불리며 아직 그 정의와 범위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 있다.
가짜뉴스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황용석 건국대 교수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실제 뉴스의 형식을 갖춘, 정교하게 공표된 일종의 사기물 또는 선전물, 허위정보'를 말한다. 이 가짜뉴스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오보, 루머와는 달리 의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이 거짓인 것보다 언론의 신뢰성을 이용해 언론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기 전에는, 여러 사이트가 단지 정치 풍자를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퍼뜨렸다. 그러나 점점 풍자가 아닌 사실과 다른 거짓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는 다시 정치가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용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한마디로 가짜뉴스는 선동이며, 거짓 정보와 루머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그 역사가 인류 역사만큼 깊다.
그렇다면 왜 지금 가짜뉴스가 키워드로 만들어질 정도로 성행하는 것일까? 이것은 미디어의 발달로 무한정으로 많아진 정보의 양으로 사람들이 선택적 소비를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정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의견이 비슷한 뉴스만을 소비하려는 이른바 '확증편향' 때문에 가짜뉴스를 소비한다며 분석된다. 사람들은 심지어 가짜뉴스인 줄 알면서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사람들이 뉴스가 사실(truth)을 담고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대신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뉴스가 어떤 것인지 찾는 경향이 있다는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연구결과가 뒷받침해 준다.
이렇게 가짜뉴스를 빈번히 접하며 경계하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는 가짜뉴스의 피해를 극대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주체적 결단력을 약화해 민주주의로부터 멀어지도록 할 수 있다. 가짜뉴스의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짜뉴스는 실제 뉴스와 유사한 형식과 구조를 갖추고 있어 겉모습만으로는 진위를 구별하기 힘들다. 가짜뉴스의 범람은 진실한 뉴스가 담보하는 신뢰도에 타격을 주어 언론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가짜뉴스로 인해 진짜 뉴스를 볼 때도 가짜인지를 의심한다.'는 질문에 75.9%(매우 동의 25.0%, 약간 동의 50.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진위를 구별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가짜뉴스가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익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것도 또 하나의 큰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곳곳에 스며들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짜뉴스를 어떻게 걸러야 할까? 그 방안으로는 가장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법적 규제와 팩트체크 등이 있지만 그 무엇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제일 중요해 보인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잘못된 세계관을 갖지 않기 위해, 매체가 되는 미디어에 대해 아는 것, 미디어를 알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즉, 미디어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읽고 주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수용 태도로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진 지금이다.
가짜뉴스를 성행하게 만든 주범은 다름 아닌 그 정보를 소비하는 우리다. 가짜뉴스에 경계를 두지 않는 안일한 태도가 결국 미디어 체계를 엉망스럽게 한 것이다. 올바른 미디어로의 변혁을 위해 주범인 우리가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8기 박민서기자]